출국 전날인데…항공권 없다고? 여행객 피해 '극심'
2014-05-09 06:52
아주경제 기수정 기자 =울산광역시의 한 여행사가 해외여행 전날 일방적으로 여행일정을 취소하고 예약자들의 피해보상에도 나서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9일 울산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울산시 남구의 모 여행사를 통해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9박10일 일정의 유럽여행 상품을 예약한 고객 27명이 출국 하루 전인 4월 30일 여행사로부터 여행 취소를 통보받았다. 항공권을 구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1인당 400여만원씩 약 1억1000만원의 금액을 납부한 27명의 고객은 다음날 여행사를 방문해 환불을 요구했지만 여행사 측은 환불할 돈이 마련될 때까지 기다려 달라는 변명만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여행사는 지난 2012년 10월에도 똑같은 방식으로 고객에게 피해를 입힌 이력이 있어 물의를 빚고 있다.
이에 이번 여행 취소 피해자 27명과 2012년 피해자 등은 최근 여행사 대표 이모(52)씨를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은 고소인과 이씨에 대한 조사를 모두 마쳤으며, 곧 처분 수위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울산시 남구는 지난 2일 해당 여행사 측에 '고객의 피해를 회복하라'며 시정명령을 내렸다. 명령을 내린 지 7일이 지난 9일까지도 시정되지 않을 경우에는 10일간의 1차 영업정지 처분을 할 예정이다.
추후에도 개선이 없으면 20일간의 2차 영업정지, 여행사 폐쇄 등의 처분을 내리게 된다.
그러나 구 관계짜는 "영업정지 전에는 고객 모집 등의 영업행위를 제재할 수단이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여행사는 물의를 일으킨 1일 이후에도 계속 여행 예약을 받고 있는 상태. 이달 말 해외로 출발하는 여행 일정도 잡혀 있다.
남구의 한 관계자는 "시정명령 후 영업정지까지는 영업을 막을 도리가 없다."면서 "다만 1차 영업정지 후에도 피해가 회복되지 않으면 곧장 2차 영업정지와 영업장 폐쇄 절차를 진행해 추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