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파라치 도입 1년…신고는 '잠잠' 불법 여전

2014-05-08 15:49
길거리 모집 막아 오히려 온라인 등 불법모집 음성화

 

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 카드모집인들의 불법영업 관행을 철폐하고자 도입됐던 일명 '카파라치'가 도입 1년여 만에 유명무실한 제도로 전락했다. 도입된지 1년 4개월이 지났지만 신고건수는 여전히 적은 반면 되레 카드 불법모집을 음성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8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카파라치 제도가 도입된 2012년 12월부터 2014년 3월 현재까지 카드 불법모집을 신고한 건수는 162건이다. 이중 불법모집 신고가 인정돼 실제 포상금을 받은 건은 59건에 불과하다.

카파라치 제도는 카드모집인이 길거리에서 카드 모집 영업을 하거나 등록없이 모집하는 경우, 또는 연회비의 10% 이상을 경품으로 제공하는 경우 등의 행위를 포착해 신고하면 포상금을 주는 제도다.

금융당국은 카드모집인들이 실적을 채우기 위해 카드 발급을 남발한다고 판단, 제도를 도입했다. 도입 당시 카드모집인들은 생존권을 위협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등 강력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제도 도입 이후 불법 모집에 대한 신고건수는 월평균 10여건 정도로 당초 기대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

이처럼 신고가 저조한 것은 일반 시민 보다는 전문적인 '신고꾼'으로 불리는 사람들만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상금을 노린 전문 신고꾼들이 사진 등 증거를 확보해 전문적으로 여러건을 신고하는 사례가 대다수라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불법 모집을 신고하는 사회분위기 조성을 통해 전에 비해 불법 영업이 위축됐다는 평가도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파라치와 더불어 각사별로 불법모집 단속을 강화하고 있고 처벌도 강화하면서 불법 모집이 크게 줄었다"며 "오히려 모집인들의 영업활동이 크게 위축돼 불만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제도가 오히려 불법 모집을 음성화시켰다는 지적도 나온다. 길거리 모집이 제한되자 온라인, SNS 등을 통해 불법 영업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신용카드 발급시 제공되는 경품이나 현금 등은 소비자들도 관행으로 인식하고 있어 일시에 중단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한 카드모집인은 "카드 발급이 필요한 회원들의 경우 경품이나 현금을 제공하는 모집인을 찾아서 만들지, 그냥 발급받지는 않는다"며 "온라인상에서 '00카드 발급하려는데 혜택 많이 주실 분'이라며 대놓고 모집인을 찾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카파라치 제도가 현실에 맞게 개정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 관련법상 연회비의 10% 이상은 경품으로 제공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면서 "1000원 남짓한 금액으로 판촉활동을 하라는 것은 사실상 영업을 하지 말라는 소리나 마찬가지"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