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재건축 가격 약세… "2ㆍ26 이후 관망세 지속"

2014-05-07 09:52

개포주공 1단지 전경. [사진=아주경제DB]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서울 강남권의 재건축 아파트 일부 단지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 등의 호재로 단기 급등했던 가격이 호재 발표 전으로 하락한 것이다. 정부의 2·26 전월세 임대소득 과세 방침 발표 이후 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선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강남구 개포 주공1단지 전용 35.8㎡의 시세는 5억7000만∼5억8000만원 선이다.

이 아파트는 다주택자 양도세중과 폐지 법안의 국회 통과,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폐지 추진 발표 등에 힘입어 지난해 말 5억7000만원에서 지난 2월 말 기준 6억2000만∼6억3000만원까지 호가가 올랐다.

그러나 전월세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 방침으로 투자수요가 급감해 직전 최고가보다 5000만∼6000만원 하락, 결국 지난해 말 시세 수준으로 복귀했다.

전용 42㎡도 현재 6억8000만원 내외로 지난해 말 시세(6억7000만∼6억8000만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 주택형은 2·26 발표 직전에 7억2000만∼7억3000만원대 매물이 나온 바 있다.

송파구 가락 시영아파트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최근 법원의 재건축 결의 취소 판결 등의 악재까지 겹쳐 가락 시영1차 전용 50㎡의 시세는 5억4000만∼5억5000만원에 머물러 있다. 전용 56㎡는 5억9500만∼6억원 선으로 지난해 말(각각 5억6000만∼5억7000만원, 6억2000만∼6억3000만원)보다 2000만∼3000만원 떨어졌다.

2·26 발표 직전 각각 6억∼6억1000만원, 6억6000만∼6억7000만원을 호가했던 점을 감안하면 두 달여만에 전 고점대비 5000만∼7000만원가량 하락한 것이다.

빠른 속도로 재건축이 진행 중인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도 두 달 새 5000만원 이상 하락했다.

전용 112㎡의 경우 2월 말 11억4000만∼11억5000만원을 호가했으나 최근 이보다 5000만∼6000만원 낮은 10억9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지난해 말 시세인 10억6000만∼10억7000만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인근 중개업자들은 매물이 있어도 매수세가 뒷받침되지 않아 약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계절적 비수기까지 겹쳐 당분간 이같은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이날 예정된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의 잠실 주공5단지 건축심의 결과가 재건축 아파트 가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