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재의 골프 노하우>(40) 필드에서 필요한 것 두 가지

2014-05-06 14:08
‘뒤땅치기’는 막고 방향성은 높여야

어드레스할 때 시선을 볼 앞쪽(빨간 점 찍은 부분)에 두면 뒤땅치기를 어느정도 막을 수 있다.



연습장에 가면 페어웨이 우드로 ‘죽죽빵빵’ 볼을 날려 보내는 사람들이 있다. 스윙폼도 그 나름대로 멋있어서 지나가던 이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속으로 ‘와! 저 사람 되게 잘 치나 보다’는 생각이 들지만 실제 필드에 나가서 겪어보면 ‘허당’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연습장에서는 매번 똑같은 라이에서 볼을 치지만 필드에서는 매번 다른 라이 상태가 되므로 이에 대한 과학적 적응없이 항상 똑같은 어드레스, 똑같은 스윙으로 볼을 치려고 하면 절대 제대로 볼을 맞힐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습장에서는 잘 맞는데, 필드에만 나오면 안된다”고 하소연 하는 분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두 가지 사항이 있다.

첫째는 뒤땅을 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골프라는 게임의 정의를 ‘큰 볼 위에 작은 볼을 올려놓고 작은 볼을 먼저 치기로 한 게임에서, 밑에 있는 큰 볼을 먼저 치는 실수가 연발되는 게임’이라고도 한다. 여기서 큰 볼은 지구(땅)를 말한다.

이처럼 골프는 그 특성상 뒤땅치기의 위험이 항상 존재하는 게임이고 이것을 현명하게 극복하는 것이야말로 골프를 잘 치는 지름길이다. 지극히 평편한 평지에서 뒤땅을 치는 것은 연습부족이므로 논외로 하자. 그렇다면 뒤땅치기는 라이가 좋지 않을 때 발생하는 것이다.

이미 본 칼럼 33회, 34회 글에서 언급했듯이 왼발 오르막, 왼발 내리막, 발끝 오르막, 발끝 내리막 이 네가지 기본적인 라이 상태에 대한 과학적 이해를 바탕으로, 라이가 좋지 않을 때는 평편할 때와는 다르게 볼을 다루는 것에 대한 제한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라이가 좋지 않을 때에는 절대 평소와 같은 풀스윙을 해서는 안된다. 즉, 볼을 멀리 보내려는 욕심을 버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러지 못해서 뒤땅치기가 생긴다.

만약 평지에서도 습관적으로 뒤땅을 치는 골퍼라면, 이것 한 가지만 명심하면 뒤땅치기를 해결할 수 있다. 어드레스 후 백스윙에서 다운스윙할 때까지 볼의 왼쪽 끝을 노려보라는 것이다.

볼의 크기는 지름 42mm 내외다. 야구선수들은 야구공에 글자를 적어놓고 타석으로 날아오는 공의 글자를 보는 훈련을 한다고 한다. 그 정도로 공에 집중해야 한다.

골프는 정지해 있는 볼을 치는 것이다. 물론 정지한 볼을 치는 것이 더 쉽다는 뜻은 아니다. 그렇지만 날아오는 공보다 정지한 볼에 시선을 집중하는 것이 더 쉬운 것은 분명해 보이는데, 문제는 자꾸 까먹는다는 것이다. 습관이 될 때까지 익혀서 볼의 왼쪽 끝에 시선을 집중하면, 몸의 감각기관에서 받아들인 정보로 인해 우리 몸은 임팩트 전에 분명 클럽헤드를 좀 더 끌고 내려오게 되고 자연스럽게 뒤땅치기는 사라진다.

둘째는 방향성이다. 연습장에서 똑바로 치는 연습만 하지 말고, 좌우로 펼쳐진 타깃을 정해서 그 곳으로 볼을 보내는 연습을 꼭 해야 한다. 몇 번 해서 될 일이 아니고, 방향에 대한 감각이 확실히 설 때까지 해야 한다. 여분의 클럽을 바닥에 놓아 방향 지시선을 만들어 놓고 그 방향으로 볼을 보내는 연습을 하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

필드에서도 골프룰에 어긋나지 않으면서 이렇게 하는 방법이 있다. 먼저 볼과 타깃을 연결하는 선상의 볼 후방에 클럽을 놓아 확실한 방향 지시선을 만든다. 이 선을 따라 스탠스를 잡는다. 방향지시를 위해 바닥에 놓았던 클럽을 이제 집어 들고 어드레스 후 스트로크를 한다. 퍼팅그린이 아닌 곳에서는 이렇게 하는 것이 룰 위반이 아니다.

한 가지 조심할 것은, 클럽을 집어든 후에도 바닥에 그 자국이 남아서 방향지시를 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상태에서 스트로크를 하면 룰 위반이 되므로 조심할 필요는 있다. 그래서 프로들은 이런 행동을 하지 않지만, 아마추어의 경우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방향 감각을 잡는 것은 도움이 될 것이다.

 
골프칼럼니스트 (WGTF 티칭프로, 음향학 박사)
yjcho2@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