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집권이후 처음으로 중일 고위급 만났으나 갈등만 재확인

2014-05-06 08:10

장더장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오른쪽)과 일본 외무상을 지낸 고무라 마사히코 자민당 부총재.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정부가 들어선 2012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중국 정치국 상무위원이 일본 집권당의 고위 인사를 만나 회담을 가졌다. 하지만 얼어붙은 양국관계의 돌파구는 열리지 않았다. 

장더장(張德江)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은 5일 일본 외무상을 지낸 고무라 마사히코(高村正彦) 자민당 부총재가 이끄는 '중일우호의원연맹' 대표단을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접견해 "일본측이 역사화 현실 및 미래를 정확히 직시하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고 중국신문사가 6일 전했다. 중국공산당 권력 서열 3위인 장 위원장은 "최근 일본 정부의 역사 인식과 영토분쟁 문제에서의 잘못된 방법 탓에 중일 관계가 엄중한 정세에 직면했다"고 일본 정부를 직접 겨냥했다. 

또한 그는 "평화발전의 길을 견지하는 중국은 중일간 우호교류를 소중히 여긴다"면서 "일본 측이 역사를 정확히 직시하고 현실과 미래를 정확히 직시함으로써 중일 공동성명 등 4개의 합의문건의 원칙과 정신에 따라 양국관계를 발전시키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무라 부총재는 "중일 관계가 정확한 발전궤도로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회담이 끝난 후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중일관계가 어려움에 처한 결정적인 원인은 일본 지도자들의 잘못된 행위가 중일관계의 정치적 기초를 흔들고 고위층 교류의 엄중한 정치적 장애를 초래한 데 있다"고 말했다. 화 대변인은 "방울을 단 사람이 방울을 떼어내야 한다"면서 "일본 지도자들은 역사를 직시하고 역사를 깊이 반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의원 대표단은 장 위원장과 면담에 앞서 리셴녠(李先念) 전 국가주석 딸인 리샤오린(李小林) 중국인민대외우호협회 회장을 면담했다. 리 회장은 시 주석의 특사로서 아베 총리가 취임하기 전인 2012년 12월 도쿄를 찾아 아베 총리와 만난 적이 있다.

또한 일본 의원들은 전날 오후 중일우호협회 회장인 탕자쉬안(唐家璇) 전 중국 외교부장과 만나 아베 총리가 올해 11월 베이징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중일 정상회담을 희망하고 있다는 뜻을 전했다. 하지만 탕 전 부장 역시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를 둘러싼 대립이나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 집단자위권 행사를 위한 헌법해석 변경 추진 등을 거론하며 "문제를 만들고 있는 것은 일본 측"이라고 지적해 양국관계 정상화가 아직 멀었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