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일제 정보수집원 역할 '남만주철도 실체' 공개

2014-05-05 12:02

지린성 기록보관소 내 기록보관실의 모습. 지난달 지린성 기록보관소는 일본 관동군헌병사령부 관련 문건 87건을 비롯해 위만주국 중앙은행 관련 문건 2건 등을 추가 공개했다. 지린성 기록보관소에는 난징대학살, 위안부, 강재징용, 731부대 등 일제가 저지른 만행의 증거가 담겨있는 1930~40년대 일본 관동군 등이 작성한 일본 측 기록물 10만건이 소장돼 있다. [난징 = 중궈신원왕]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일제가 1906년 중국 동북지역에 설립한 국영철도회사인 남만주철도회사(滿鐵·만철)가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을 지원하는 거대 정보수집기관의 역할을 해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5일 신화망(新華網)에 따르면 지린성 사회과학원 연구팀은 "일제가 남긴 만철 관련 사료들을 분석한 결과 2차 대전 기간인 1944년 만철은 직원 수가 50만명에 달하는 방대한 조직을 형성, 정보 수집과 자원 조사 등을 통해 중국 침략 전쟁 수행을 전방위적으로 지원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만철은 1931년 만주사변 이전부터 일본 낭인들을 대거 중국에 침투시켜 침략을 위한 정보를 수집했는데 이들은 노점상, 의사 등으로 위장해 활동했고 전화·전신 감청을 통해 중국의 각종 정보를 빼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만철 산하 조직의 핵심 조사원은 2500여명에 달했고 중국과 일본 각지에서 활동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만철은 일제가 패망할 때까지 4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표면상으로는 철도와 탄광 경영을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중국의 자원을 강탈하고 침략 전쟁 자금을 지원하는 데 앞장선 것으로 조사됐다. 

궈훙마오(郭洪茂) 지린성 사회과학원 일본연구소 소장은 "일제 관동군은 패망을 목전에 둔 1945년 8월 10일 전쟁 범죄의 증거를 모두 소각하라는 명령을 만철 등 각 기관에 시달해 1주일 이상 문서 소각 작업을 벌였으나 당시 불태우지 못한 문서 상당수가 남아 일제가 저지른 만행을 생생하게 입증하는 증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