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대 높은 수입차 부품 값에 해외직구 급증
2014-05-06 11:25
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국내 자동차 시장에 수입차 바람이 일면서 관련 부품 시장에 인터넷을 통한 해외 직접 구매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수입차의 비싼 수리비용은 소비자들의 가장 큰 불만으로 여겨졌다. 수입차의 수리비가 터무니없이 높다는 사실은 공식 조사에서도 입증됐다. 보험개발원 조사에 의하면 현재 수입차의 평균 수리비는 국산차의 5.4배에 달한다. 부품값은 6.3배, 공임비는 5.3배, 도장료는 3.4배 비싼 것으로 파악됐다.
무엇보다 수입차 수리비가 높은 가장 큰 이유는 비싼 부품값에 있다. 외국에서 직접 들여오는 순정부품의 가격은 관세와 운송비용 등이 더해져 현지보다 2배 가량 높아진다.
실제로 앞 범퍼 하나를 교체할 때 BMW 3시리즈 M팩 기준으로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부품가와 공임비를 합한 금액은 170만원이다. 반면 해외 직접 구매의 경우 부품가와 배송비, 공임비를 모두 포함해서 79만원이다.
인터넷에서 ‘수입차 부품 직구’를 검색하면 수십 개의 전문사이트들을 살펴볼 수 있다. BMW, 벤츠, 아우디 등 각 브랜드별 브레이크패드, 범퍼 등 거의 모든 자동차 부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소비자의 선택에 따라 순정부품에서부터 대체부품과 중고부품까지 구매할 수 있다.
한 씨는 “수입차의 경우 공임비를 포함한 부품교체에 상당한 비용이 들어간다”며 “간단히 교체가능한 부품은 해외 직구(직접구매)를 한다”고 말했다.
순정부품 가격의 경우 공식 서비스 센터와 해외 직구를 비교해보면 큰 차이가 있다. 에어필터는 벤츠 C클래스는 서비스센터서 10만원대, BMW 3시리즈는 7만원대, 아우디 A4 2.0 TDIqu는 4만원대에 판매하고 있다. 반면 해외 직구는 2만~3만원이면 가능하다.
한 온라인 사이트에는 “제네레이터 순정부품이 한국에서는 70만원이었지만 해외직구로 배송비를 포함해 20만원에 구매했다”는 글이 올라와 있다. 또 브레이크패드 순정부품이 한국에서는 11만원인 반면 이베이에서는 배송비를 포함해 5만원에 구입한 후기도 있었다.
이베이 등 해외 사이트를 통한 부품구매 수요가 증가하다보니 최근 수입차 브랜드에 납품을 하는 해외부품업체와 직접계약을 맺어 병행수입을 하는 업체들도 생겼다. 해외 직구업체를 결합한 수입차 전문 정비업체들도 함께 늘고 있다.
이처럼 인터넷을 통해 자동차 부품을 구매하는 해외 직구족들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수입차 업체들은 특별한 반응을 내놓고 있지 않다.
일부 업체는 부품 값을 많이 내렸다며 논쟁거리 되는 것을 피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직구와 비교한 자동차 부품 값이 화제가 되면 수입차업계가 곤란해져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