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국정운영 고삐 죈다'… 세월호 참사 후 첫 실무회의 주재

2014-05-01 15:31



아주경제 주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1일 청와대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어 향후 5년간의 국가재정 운영계획 및 내년 예산안 편성방안 등을 논의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보름 만에 처음으로 개최된 대통령 주재 실무회의다.

지난달 16일 사고가 발생한 이후 박 대통령은 업무현안을 논의하는 수석비서관회의와 국무회의와 한·미 정상회담, 세월호 사고수습 관련 일정 외에 실무적인 일정은 갖지 않았다.

청와대는 당초 예정돼있던 이 회의를 비공개회의로 열 예정이었지만 이날 오전 박 대통령의 모두발언 등 일부를 언론에 공개하는 회의로 변경했다.

박 대통령의 이날 회의 주재는 국정정상화의 신호탄으로 읽힌다.

지난 달 17일 개최하려다 ‘세월호 침몰 사고’로 취소했던 ‘공공기관 정상화 워크숍’ 등 국정 핵심 어젠다 관련 일정도 조만간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세월호라는 슬픈 참사가 생겼지만 거기에 대한 수습활동과 병행해 국가를 끌어가는 데 기간(基幹)이 되는 각종 활동들은 계속해나가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꼭 필요한 회의들은 앞으로도 진행돼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날 회의는 오전 10시부터 5시까지 마라톤으로 진행됐다. 박 대통령은 이날 10시부터 오찬 전까지 이어진 1부 회의와 2시부터 시작된 2부회의 가운데 종합정리시간인 4시45분부터 참석해 마무리 발언을 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지금 어렵고 엄중한 시기이지만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국정 운영 상황은 조금도 소홀히 할 수 없다”면서 “안전에 대한 국가틀을 바꾸는 데 예산을 우선순위로 배정하고 인력과 예산을 중점 지원하라”고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재정 건전성을 국민경제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임을 명심해야 한다”면서 “재정 건전성 유지에 각별히 힘써야 하고 각 부처가 신규 사업이나 기존 사업 확대를 추진할 경우엔 세출구조 조정을 통해 우선순위가 늦은 사업의 지출을 줄이는 등 구체적인 재원대책을 마련한 후에 예산을 요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혀 ‘페이고’ 원칙 확립을 주문했다.

여권에서는 박 대통령이 취임 초부터 추진해온 '비정상화의 정상화' 개혁을 국가개조 수준으로 높여 더욱 강력한 개혁드라이브를 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은 특히 세월호 참사의 원인이 공직사회의 뿌리깊은 적폐와 잘못된 관행에 있다고 보고 공직사회에 대한 강도높은 개혁작업을 예고했다. 관가에서는 벌써부터 1급 이상 일괄사표, 공무원 임용.보직 등 인사시스템 개혁, 공무원 연금 손질 등이 뒤따를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아울러 향후 국가안전처 신설에 따른 재난 관련 정부조직개편, 후임 총리 임명을 비롯한 전면 개각도 국정쇄신을 위한 단계적 수순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