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국세청, 근저당권에 막혀 유병언 일가 부동산 압류 어려울 수도

2014-04-30 10:37
금융기관 근저당권 설정…채권 행사 우선순위 따질땐 탈루세금 추징 어려워

아주경제 김동욱 기자 = 국세청이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와 관련회사의 부동산 압류에 착수했으나 압류 및 세금추징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30일 감사보고서와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유 전 회장의 가족과 관련회사들이 소유한 상당수 부동산이 금융권 대출 때문에 담보로 잡혀 근저당권이 설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근저당권이 설정된 부동산은 국세청이 압류해도 채권 행사의 우선 순위를 따져봐야 하기때문에 세금 추징이 어려울 수 있다.

탈루된 세금을 추징하기 위해 채권확보 목적으로 세무당국이 기본적으로 압류하는 자택의 경우 확인된 3곳 모두 금융기관이 근저당권을 갖고 있다.

유 전 회장이 소유했다가 장남 대균씨가 지난 1998년 낙찰받은 대구시 남구의 2층짜리 빌라와 토지는 채권최고액 3억7800만원에 한평신용협동조합의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다.
 

국세청이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와 관련회사의 부동산 압류에 착수했으나 압류 및 세금추징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30일 감사보고서와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유 전 회장의 가족과 관련회사들이 소유한 상당수 부동산이 금융권 대출 때문에 담보로 잡혀 근저당권이 설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대균씨 소유의 서울 서초구 염곡동의 차고가 딸린 2층 주택 역시 2010년 12월 한평신용협동조합이 채권최고액 15억6000만원에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대균씨가 현재 사는 염곡동의 다른 2층 주택도 2012년 5월 인평신용협동조합의 근저당권이 설정됐다.

앞서 국세청은 2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노른자쇼핑 건물의 옥탑사무실을 압류했다.

이 옥탑사무실의 현재 소유자는 주택건설·분양사업을 하는 트라이곤코리아로 현재 대균씨가 최대주주여서 유 전 회장 일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국세청은 보고 있다.

하지만 이 부동산이 30.35㎡(약 9평) 넓이에 보증금 1000만원 정도의 낡은 건물인 탓에 실제 재산 가치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 전 회장 측과 관련된 회사 중 부동산 가치평가액이 800억원대로 가장 큰 천해지도 금융권에서 대규모 장·단기 차입금을 들여오면서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했다.

유 전 회장 일가와 관련됐을 가능성이 크지만 ㈜노른자쇼핑처럼 서류상으론 개인주주가 지분을 가졌거나 부동산을 수십명이 나눠 소유한 곳도 있다.

이들과 유 전 회장 측과의 관계가 밝혀지지 않는다면 국세청이 부동산을 압류할 근거가 희박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