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증권사 자본기준 오락가락… "연결로 통일해야"
2014-04-30 15:17
아주경제 양종곤 기자 = 금융감독원이 증권사에 투자은행(IB) 사업 자격을 주거나 건전성을 평가할 때 적용하는 자본기준을 연결 또는 개별 가운데 하나로 정하지 않은 채 오락가락하고 있다.
국내 기업이 2009년부터 국제회계기준(IFRS)을 순차적으로 도입해 온 점을 감안할 때 모든 잣대를 연결 기준으로 통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현대증권 자본총계는 2011ㆍ2012회계연도 말 연결 기준 각각 3조420억원, 3조40억원으로 3조원으로 돼 있는 한국형 IB인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자격을 충족했다.
이에 비해 현대증권 자본총계는 2013회계연도 말 연결 기준 2조9180억원으로 3조원을 밑돌았다. 개별 기준으로만 3조45억원으로 3조원을 넘겼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본시장법 시행령은 IB 자격을 개별 또는 연결로 볼지 명시하지 않고 있다"며 "이런 경우 개별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개별 기준으로는 회사가 IB 업무를 수행할 여력이 있는지 판단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재무적으로 연결돼 있는 관계사 부실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도 이런 이유로 IFRS를 도입했던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IB 자격을 따지려면 연결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맞다"며 "금융당국이 최근 영업영순자본비율(NCR)에 연결 기준을 도입하려는 계획도 같은 맥락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현대증권은 최근 실적부진을 기록하고 있다. 증시 침체로 이 회사가 손실을 냈을 뿐 아니라 관계사 실적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현대증권은 2013회계연도 영업손실이 737억원에 달했다. 순손실은 670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