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만기친람식 리더십 논란 증폭…당 장악력 ‘적신호’
2014-04-29 17:05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세월호 참사로 ‘로키(low-key)’ 전략을 구사한 안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한 직후 당 내부에서 계파갈등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지고 있다.
29일 새정치연합이 강경파에 의해 막힌 기초연금법 제정안 처리를 ‘여론조사’로 정면 돌파할 방침을 정하자 당 내부에선 “책임정치를 외부수단으로 돌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기초연금의 여론조사와 관련해 “국민여론조사를 내일까지 마무리할 것”이라며 “중차대한 정책의 결정에 국민의 의견을 참고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절차”라고 말했다.
이에 익명을 요구한 당 한 관계자는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정당의 책임정치를 방기하는 것”이라며 “당론과 민의의 수렴절차의 틀을 잘못 짚었다”고 반박했다.
특히 민주화의 상징인 광주시장의 경우 안 대표 측근인 ‘윤장현 전략공천설’, ‘강운태 배제론’ 등 잇따라 파열음만 나올 뿐 당 지도부의 갈등 조정 리더십은 실종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광주지역 한 관계자는 호남 경선 룰 갈등과 관련, “당 내부에선 안 대표 측근의 전략공천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말이 파다하다”면서 “민주화의 성지인 호남에서 계파갈등이 일어나면 되겠느냐”고 당 지도부를 질타했다.
윤 후보의 경쟁자인 강운태·이용섭 후보는 30일까지 공천 룰을 정하지 않을 경우 ‘중대결심’을 할 것이라고 당 지도부를 압박하고 나섰다. 사실상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문제는 안 대표가 정치적 변곡점마다 만기친람식 리더십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중요 이슈의 의사수렴 과정을 ‘당원 수렴→의원총회→최고위’ 등의 절차가 아닌 자신의 개인기에 의존하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당내 대주주인 친노(친노무현)그룹에 의해 기초연금 등이 번번이 막히자 안 대표는 국민여론을 앞세우고 뒤로 빠지는 이중적 리더십을 보이고 있다.
‘새정치’와 ‘민생주의’를 내걸고 정치혁신을 부르짖다가도 불리한 국면에선 국민여론이 제1의 가치로 둔갑하는 셈이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안 대표가 여론참고형이 아닌 여론의존식 리더십을 보이고 있다”면서 “세월호 정국에서 야권은 ‘민생’과 ‘안전’을 화두로 던져 지지층을 복원하고 이를 바탕으로 당내 계파갈등을 봉합해 통합을 완성시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