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은 총재 "우리 경제 위험요인, 불균형의 누적"
2014-04-28 13:41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한국경제학회와 한국금융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정책세미나에서 그는 축사를 통해 "대외적인 환경 변화와 리스크 요인들은 앞으로 상당 기간 우리 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신흥국과 우리나라의)차별성이 앞으로도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쉽게 자신할 수만은 없다고 본다"고 운을 뗐다.
이러한 요인으로 이 총재는 '수출-내수 간 불균형 성장', '실물-금융부문 간 불균형 발전' 두 가지를 언급했다.
그는 우선 수출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중 및 성장기여도가 상승하고 있는 점을 들어, 지나친 수출의존도에 따른 대외 취약성과 경기변동성 확대가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성장과 고용 간 선순환 고리를 약화시켜 중장기적인 성장동력을 제약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이 총재는 "서비스업 등 내수부문으로 자원배분을 확대하고, 소비 및 투자를 활성화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며 "과다한 가계부채가 가계의 소비여력을 제약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소득대비 부채 수준의 완만한 하락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물부문에 비해 글로벌 경쟁력 등의 면에서 상대적으로 뒤쳐진 우리나라의 금융부문도 위험요인으로 지목했다. 특히 혁신 기업의 출현 및 성장을 지원할 수 있는 자본시장의 발달이 미흡한 상황을 그는 우려했다.
이 총재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사하는 바와 같이, 금융산업의 성장이 시스템적 리스크를 제어하는 장치 없이 이루어질 경우 심각한 금융위기로 귀결될 수 있다"면서 "글로벌 금융규제 기준, 거시건전성 정책 체계 등 다각적인 안전장치들을 마련하는 데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그는 중앙은행이 물가안정 외에도 금융안정을 적극 도모해야 한다는 데 공감의 뜻도 밝혔다.
이 총재는 "금융안정 없이는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이 어렵다는 것이 글로벌 금융위기의 가장 큰 교훈"이라며 "중앙은행이 물가안정뿐만 아니라 금융안정도 함께 적극적으로 도모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2011년 한국은행법 개정도 이러한 인식의 산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부문 간 불균형이 성장은 물론 금융안정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금융안정 요구의 바탕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그는 한은의 신용정책인 '금융중개지원대출(옛 총액한도대출) 등을 언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