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통합정부 합의, 중동 평화 전망에 먹구름

2014-04-24 16:51

아주경제 이광효 기자=팔레스타인 양대 정파들이 통합정부 수립에 합의하고 이스라엘 등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중동 평화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23일(현지시간) AFP, AP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팔레스타인의 양대 정파인 파타와 하마스는 지난 7년 동안 양분됐던 정부기구를 단일화해 앞으로 5주일 안에 통합정부를 수립한다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합의를 도출했다.

가자 지구를 관할하는 하마스 정부의 이스마일 하니예 총리는 이날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대표단 앞에서 낭독한 성명에서 “마흐무드 압바스를 수반으로 하는 독립정부를 5주일 안에 구성한다는 합의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이에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과의 평화협상을 즉시 중단시켰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대변인인 오피르 젠델만은 이날 공식 트위터에서 “이스라엘은 23일 저녁에 있을 예정이었던 협의를 취소했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측 수석 협상대표 사에브 에라카트도 AFP에 “이스라엘 측과 23일에는 잡힌 협상 일정이 없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총리실 성명에서 “오늘 저녁 압바스는 평화가 아니라 하마스를 택했다”며 “누구든 하마스를 선택하면 평화를 원치 않는다는 의미”라고 비판했다.

또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평화협상을 중재해 온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입지도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하마스는 지난 20년 동안 수십 건의 폭탄 테러와 총격을 자행해 이스라엘인 수백 명을 살해했다. 이런 이유로 이스라엘과 서방 국가들은 하마스를 테러조직으로 간주하고 있다.

젠 사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통합 선언은 시기상으로 문제가 있고 분명히 실망스러웠다”며 “이는 협상을 확대하려는 당사자들의 노력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PLO는 국제사회에서 팔레스타인을 대변하는 유일한 합법기구로 인정받고 있다. 현재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 수반이자 PLO 내 최대 정파인 파타 당수 마흐무드 압바스가 의장이다.

하마스는 PLO가 지난 1993년 이스라엘과 오슬로 평화협정을 맺은 것에 반발해 2007년 가자지구를 점령하고 독자 정부를 수립했다.

이후 요르단강 서안지구를 통치하는 압바스 자치정부와 대립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