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중국비즈(9)] 중국, 최대 금 소비대국 부상... 귀금속업체 ‘반짝’
2014-04-28 15:51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인의 금 소비를 보면 현 중국 경제 상황을 알 수 있다’는 말처럼 중국인의 소득수준 제고와 함께 중국인의 황금 소비도 늘고 있다.
중국의 금 수요 확대는 인도와 함께 국제 금 가격을 지탱하는 원동력으로 평가될 만큼 실물 금 시장에서 압도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금값이 30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하면서 중국인의 금 사재기가 늘어 중국의 황금소비량은 처음으로 1000t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로써 중국은 인도를 제치고 세계 1위 황금 소비대국의 왕좌를 차지했다.
중국황금협회 통계에 따르면 2007~2013년 황금소비량은 327.6t, 395.8t, 471.3t, 571.5t, 761.1t, 832.1t, 1176.4t으로 꾸준히 늘었다. 특히 지난해 금값 폭락과 함께 소비량이 급증해 전년에 비해서 32%, 3년 전과 비교해서는 두 배 가량 뛰었다.
이는 전세계 황금소비량 1위국인 인도의 작년 금수요가 전년대비 13% 늘어난 975t에 그친 것과 비교할 때 매우 빠른 성장폭을 기록한 셈이다.
용도별로 살펴보면 황금 소비량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장신구용 금의 작년 소비량은 716.5t으로 전년동기대비 42.25%나 늘었다. 장신구용 금은 2003년 이래로 11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이 밖에 투자용 골드바 소비량은 375.7t으로 전년대비 56.57% 증가했다. 또 금화 소비량은 전년동기대비 1.07% 증가한 25.0t을 기록했고, 공업용 금은 전년동기대비 0.23% 늘어난 48.7t을, 기타 용도의 금은 32.03% 늘어난 10.4t을 소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장신구용 금과 골드바의 수요 급등은 국제 금 시장의 새로운 핵심 플레이어로 부상한 중국 아줌마 부대 ‘다마(大媽)’의 금 사재기와 큰 연관이 있다.
2011년 온스(약 28.3g)당 1900달러까지 치솟았던 국제 금값은 지난해 1200달러대로 떨어졌다. 1년 전만 해도 1g당 400위안을 넘었던 중국의 금값도 최근에는 250위안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다마들은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다가 금 시세 하락을 투자의 호기로 판단, 금을 대거 사들이면서 전체 금 소비량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반면, 선물용으로 많이 판매됐던 금화는 중국 정부 당국의 삼공경비(三公經費) 축소에 따라 소비량 증가폭이 둔화됐다.
중국인의 황금 소비가 이처럼 증가하고 있는 데에는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중국 정부 당국은 황금의 해외반입 면세범위를 기존의 50g(13돈) 이상에서 200g(53돈) 이상으로 늘렸다. 아울러 선전과 상하이에 이어 베이징에 세 번째 금 거래소를 개설해 금의 직접 수입 규모를 확대하고 국내 금 보유량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인민은행은 지난해 금값 하락과 함께 전년보다 28% 많은 495.7t의 금을 추가로 비축했다. 또 최근 중국이 금 보유량을 3000~5000t까지 늘리면서 8000t을 보유한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 규모의 금 보유국으로 부상하게 됐다.
위안화 국제화 과정에서 통화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중국 내 금 보유량을 꾸준히 늘리기 위해 중국 정부가 지원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올해 들어 금값이 반등하고 있어 지난해와 같은 경이적인 소비량을 기록하기는 어렵지만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완만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계금위원회(WGC)는 2017년이 되면 중국의 민간 부문의 금 수요가 최소 1350t에 달해 전 세계 금 수요의 30~35%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WGC는 "중국 사회에 깔려 있는 금에 대한 문화적 친근감과 함께 소득 증대와 정부의 지원이 더해지면서 중국의 금 시장이 커질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중국이 지속적인 경제 성장과 금융 시스템 개방 등의 과제에 직면해있지만 개인 소득 증가로 중반기 금 수요는 장신구용과 투자 목적 모두에서 늘어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장신구용 금과 골드바 수요는 앞으로 더욱 빠르게 증가해 향후 3~5년간 이러한 성장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 중국 ‘골드러시’ 수혜 기업들
지난해 글로벌 금값 하락과 함께 이어진 중국인들의 ‘골드러시’는 베이징, 상하이, 홍콩 등을 중심으로 귀금속 시장의 매출액을 견인했다. 특히, 청마년 금이 재복을 불러온다는 문화적 속설과 맞물려 올해 초 금값의 반등에도 불구하고 귀금속 시장을 찾는 중국인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거대한 소비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장신구용 금 시장은 결혼 시즌과 맞물려 올해 중반기 이후 판매량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WGC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과 민간 가정에서 구입한 금은 669t이며 그 중 40%가 결혼식 예물로 쓰여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10년 전과 비교해 약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로 2017년에는 780t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양가 부모가 결혼한 자녀에게 풍요와 영원을 상징하는 순금 예물을 선물하는 중국 관습에 따라 금 장신구는 결혼 예물 필수품으로 인식되면서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초우셍셍(周生生)과 초우타이푹(周大福) 등 홍콩의 양대 귀금속업체와 중국 본토 귀금속 업체인 라오펑샹(老鳳祥)은 중국 본토에서 가장 높은 매출액을 달성하고 있는 3대 귀금속 업체로서 지난해부터 성장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 세계최대 귀금속업체 ‘초우타이푹’
초우타이푹(周大福)은 오랜 전통과 규모를 자랑하는 세계 최대 귀금속 업체다. 올해로 창립 85주년을 맞는 초우타이푹은 지난 1월 중국 우한(武漢)에 2000번째 매장을 개설했다.
지난 2011년 12월 홍콩증시에 상장된 초우타이푹은 보석업 테마주로서는 최대 규모로, 초우타이푹을 이끌어 온 보석업계의 큰손 정위퉁(郑裕彤) 명예회장은 자산 1000억 위안을 보유한 중화권 10대 재벌로 꼽힌다.
지난해 상반기 영업수익은 전년동기대비 48.5% 증가한 377억6800만 홍콩달러를 기록했고, 같은 기간 순이익은 36억200만 홍콩달러로 전년동기대비 90.4%나 상승했다.
홍콩과 마카오, 대만으로의 중국인 골드러시가 이어지면서 이들 현지 소매점에서의 매출액은 전년동기 47.0% 증가했고, 그 중 중국 국내에서는 21.5% 늘었다. .
◆ 3대가 이어온 ‘초우셍셍’
‘초우셍셍’은 초우타이푹과 함께 홍콩을 대표하는 귀금속 업체 중 하나로 꼽힌다. 전 세계에 200여 개의 체인점을 갖고 있는 대형 기업으로 중국, 홍콩, 대만 세 개 지역에만 총 2800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초우(周) 가문 3대가 이어가고 있는 기업으로 1대 설립자는 ‘끊임없이 순환하고, 끊임없이 번성하다’라는 사훈 하에 기업을 창립했고, 2대에 들어서는 금은방에서 보석판매점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갔다. 80년대 3대가 가업을 이으며 현재의 초우셍셍으로 발전시켰왔다.
지난해 영업수익은 251억4200만 홍콩달러로 전년동기대비 38% 상승했고, 순이익은 12억1800만 홍콩달러로 24% 늘었다. 그 중 중국 전역에 걸쳐 분포돼 있는 소매점 판매를 통해 거둔 영업수익은 전체 수익의 79%를 차지하는 199억4300만 홍콩달러를 기록, 전체 영업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특히, 지난해 4월과 6월 국제금값 폭락에 따라 초우셍셍의 판매량이 급증, 작년 상반기 황금 상품 판매량은 전년과 비교해 두 배나 껑충 뛰었다.
◆ 중국최대 토종기업 ‘라오펑샹’
중국 본토 기업으로는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귀금속 업체 라오펑샹은 1848년에 창립된 역사와 인지도를 자랑하는 중국 유명 귀금속 업체다.
라오펑샹은 보석 개발연구소와 가공센터 등 20여개의 자회사를 비롯해 60여개의 전당포와 300개의 귀금속 판매 체인점, 1000여 개의 중개판매점 등을 구축하고 있다.
중국 국내 동종업체 중 규모와 인지도 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선도기업으로서 ‘아시아 500대 브랜드’, ‘전세계 100대 보석업체’ 등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작년 영업수익은 329억8000만 위안으로 전년동기대비 29.08%, 순이익은 45.57% 증가했다. 지난해 금 상품 매출액 증가와 함께 7월부터 10월까지 약 50일간 A증시에서 주가가 15.97위안에서 31.50 위안으로 두 배 이상 급등하며 최근 몇 년 래 신기록을 갱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