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드라마·예능 결방에 웃음 금지령까지
2014-04-22 11:18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세월호 침몰 사고가 일어난지 7일째. 16일 오전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에서 인천발 제주행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해 대규모 실종자가 발생했지만 진척 없는 구조 작업에 가족뿐 아니라 온 국민의 가슴이 타들어가고 있다.
여객선 침몰 사고는 연예계를 일순 멈추게 했다. 영화계와 가요계는 피해자 가족의 슬픔을 함께하고자 행사를 모두 취소했다. 영화 제작발표회와 쇼케이스, VIP시사회는 잠정 연기되거나 취소됐고 가수들도 계획했던 팬미팅과 콘서트를 뒤로 미뤘다. 준비해왔던 음반도 잠시 늦추기로 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방송이다. 영화나 가요가 적극적 소비를 해야하는 반면 방송은 TV만 켜면 곧바로 그 변화를 알 수 있다. 사고가 났던 16일부터 방송계는 말 그대로 '올스톱'했다.
예능프로그램은 앞으로도 당분간 보지 못할 것 같다. 드라마를 시작한 방송사들도 예능프로그램 편성에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교양프로그램이나 뉴스특보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특히 예능프로그램은 녹화까지 취소하며 애도에 동참했다. MBC '무한도전'은 지난 17일 예정되었던 녹화를 위해 모두 모였지만 "웃으며 촬영이 진행될 것 같지 않다"며 녹화를 연기했다. SBS '런닝맨'과 JTBC '마녀사냥'도 같은 이유로 녹화를 취소했다.
20일 방송된 SBS '뉴스특보-여객선 세월호 침몰'에서는 화면에 잡힌 두 기자가 웃음기 가득한 모습이 그대로 전파를 탔다.
SBS 측은 곧바로 "해당 기자는 생방송 이후 다음 방송을 준비하는 동안 동료 기자와 잠시 사담을 나눈 것으로 확인됐고 현장 화면을 송출하던 방송 담당자의 실수로 방송 대기 중인 기자들의 모습이 잘못 방송됐다"라며 당시 상황을 해명했지만 시청자의 반응을 차가웠다.
KBS도 발랄한 진행으로 논란에 휩싸여야 했다. 비통한 진도 현장을 보도하면서 내레이션의 분위기가 지나치게 밝았다는 것. 배려 없는 방송에 시청자들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한 방송관계자는 21일 아주경제에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의 일부 결방은 한동안 계속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전국민이 세월호 참사를 애도하고 있는 만큼 행동도 조심스럽다. 하루 빨리 여객선 사고가 수습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6일 오전 침몰 당시 세월호에는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 325명을 비롯해 476명이 탑승하고 있었으며 이 가운데 104명이 숨지고 174명이 구조됐다. 나머지 198명에 대해서는 현재 구조 작업이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