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안방 파고드는 중국발 IT 물결

2014-04-20 10:47

라이언 딩 화웨이 캐리어 네트워크 사업부 CEO(왼쪽)와 이상철 LG 유플러스 부회장이 MWC 2014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화웨이]


아주경제 송종호ㆍ정광연 기자 = 중국발 IT의 물결이 거세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통신, 게임 등 IT부문에서 중국 업체들의 한국 상륙이 급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저가폰에서 광대역 LTE 시장까지 진출

LG유플러스는 광대력 LTE망 구축을 위해 중국 화웨이와 손잡았다. 화웨이를 기지국 장비장비 업체로 선정한 것이다. 이로써 화웨이는 국내 기지국 장비 시장에 진출하는 첫 중국 업체가 됐다.

지난해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보안과 안전성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양사는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4에서 세계 최초로 3밴드 주파수 묶음 기술(3CC-CA)을 선보이는 등 오히려 협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앞서 중국 업체들은 저가폰 시장을 시작으로 한국에서 IT부문 공략을 본격화 했다.

지난 2012년 말 G마켓을 통해 한국 시장에 진출한 ZTE는 출시 전 우려와 달리 아후 평균 50여대를 판매하며 인지도를 쌓아갔다. ZTE는 지난달에 온라인 유통망인 11번가를 통해 미(ME)를 출시하며 한국 시장을 끊임없이 공략해 나가고 있다.

◆텐센트와 알리바바, 게임 업계 ‘대륙풍’ 거세다

중국 IT 기업들의 한국 영토 확장은 게임업계에서도 도드라진다. 특히 국산 온라인게임을 수입하던 대형 업체들이 앞다퉈 한국 시장에 투자로 방향을 돌리면서 시장 판도의 변화가 감지된다.

한국 시장 공략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은 텐센트와 알리바바 그룹이다. 텐센트는 지난 3월 CJ게임즈에 5억달러를 투자하며 3대 주주로 올라섰다. 텐센트 투자를 통해 CJ E&M 넷마블은 물적분할 후 CJ게임즈와 합병해 CJ넷마블(가칭)이라는 통합 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중국 최대의 IT 기업 알리바바 그룹 역시 한국을 정조준했다. 지난 1월 모바일게임 플랫폼 출시를 선언했던 알리바바 그룹은 파티게임즈와 제휴를 맺었다. 파티게임즈는 자사가 서비스하고 퍼플랩이 개발한 ‘무한돌파삼국지’를 오는 5월중 알리바바를 통해 서비스할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바바

알리바바 그룹은 파티게임즈를 시작으로 더 많은 국내게임사들과의 제휴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알리바바 그룹은 최근 한국 지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중국 IT 대기업들이 국내 게임 시장 공략을 바라보는 긍정적인 시각도 있지만 중국 기업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경우 자국 진출을 위한 하위시장, 소위 ‘테스트베드’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 IT 전문가는 “텐센트와 알리바바 등 중국 IT 대기업은 콘텐츠 확보를 넘어 한국 게임사들의 성공 DNA를 흡수하려는 적극적인 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중국발 IT 물결을 위기가 아닌 기회로 삼을 수 있는 맞춤형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