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침몰]안전 인양에 최선, 현지상황 최악(하)

2014-04-18 16:11

현대삼호중공업 해상에서 진행된 바지선 진수 작업 과정에서 잠수된 플로팅 도크 안에 해상크레인 바지선이 떠오르고 있다.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현대중공업은 전남 영암에 소재한 현대삼호중공업 조선소에서 사용하고 있는 ‘플로팅도크’(Floating Dock) 투입을 결정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이 투입할 플로팅도크는 길이가 335m, 폭과 깊이는 각각 70m, 24m다. 현대중공업측은 “세월호 길이가 146m, 폭 22m라고 하는데 그 정도 크기의 선박은 어렵지 않게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플로팅 도크는 선박을 건조하는 공간으로 조선소 땅을 지하로 파서 바닷물을 넣고 뺄 수 있는 ‘드라이 도크’(Dry Dock) 공사에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고, 건설기간도 오래 걸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한 것이다.

‘물 위에 떠 있는 도크’라고 불리는 플로팅 도크가 활용되면서 한국 조선소는 배를 바다위에서 짓는 새로운 건조기법을 선보임으로써 원가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렸다.

플로팅도크는 바다 아래로 가라앉는 기능이 있다. 밸러스투 수 장치가 있어 이 안에 물을 넣으면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물을 빼면 다수 부상한다. 바다위에서 선박을 건조 또는 수리한 뒤 이를 물 아래로 가라앉히면 도크 위에 있던 배는 드라이 도크의 진수 절차 없이 그대로 물위로 보낼 수 있다.

이러한 플로팅 도크는 초당 60m 이상의 돌풍과 태풍에도 바다로 떠내려가거나 강한 파도에 출렁이지 않도록 특수 앵커가 단단히 고정했다. 또한 드라이 도크에서는 선박 건조를 완료하고 진수하는 과정이 복잡했지만, 플로팅 도크에서 선박을 건조하면 육상에서 만들어진 블록을 플로팅 도크로 가져와 조립한 뒤, 선박이 완성되면 플로팅 도크를 가라앉힌 후 선박을 간단히 끌어내면 된다.

세월호 인양 작업에 플로팅도크를 투입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바닷물이 스며들고, 화물까지 적재돼 무게가 1만t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세월호를 바로 세워 수면 위까지 끌어 올린뒤 예인선에 인양하려면 상당한 위험이 수반되며 시간도 더 걸린다. 또한 끌어올린 선박 안에 있는 물이 밖으로 빠져나오게 되면 선체가 훼손되거나 다시 바다에 빠질 우려가 있다.

플로팅도크가 있으면, 해상 크레인이 세월호를 수면까지만 끌어올리면 플로팅도크가 수면 아래로 들어가 배를 적재한 뒤 다시 떠오르기면 된다. 플로팅 도크를 통해 선체를 인양할 경우 선체를 최대한 보호할 수 있고, 안전성도 높다.

해상 크레인들은 세월호를 수직으로 인양하게 되는데 이때 선체는 수면 위로 12m 이상, 수중에 잠긴 부분은 10m를 넘지 않아야 플로팅 도크에 선박을 안전하게 태울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해상 크레인이 세월호를 인양, 플로팅 독으로 옮기는 동안 닻이 플로팅 독의 모서리를 고정하는 역할을 하는데 조류와 바람 등 기상 조건이 변수다. 플로팅 독의 이동 오차는 5m 이내여야 한다.

해상 크레인과 플로팅 도크는 국내 조선사들이 앞다퉈 도입한 첨단 기술이다. 선박은 전체를 블록이라는 단위로 나눠 이를 만든 후 도크에서 조립해 최종품을 완성하는 방식을 취하는데, 통상 유조선 1척을 건조하는 데에는 100개 이상의 블록을 조립해야 했다. 반면, 한국 조선사들은 블록의 크기를 수천t 단위로 키워 블록수를 10여개로 줄였다. 그만큼 건조기간을 줄이고 도크 회전율(하나의 도크에서 건조할 수 있는 선박의 진수 횟수를 말한다. 도크 회전율이 높을수록 건조 공법과 생산효율성이 뛰어남을 의미한다)을 높여 생산성을 증대할 수 있다. 이러한 대형 블록 공법이 가능했던 배경은 해상 크레인과 플로팅도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단 한명이라도 생존자들이 존재한다면 생존자 구조에 역점을 둬야 한다. 인양작업을 진행한다는 것은 생존자 구조작업을 포기 또는 끝낸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결정은 신중히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명구조 작업도, 인양작업 모두 사상 최악의 기상상황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