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에서도 '甲'질 횡포… 검찰, '납품 비리' 한국공항공사 직원 4명 기소

2014-04-16 13:50
납품업체 사장, 횡포 못견디고 자살납품… 계약 미끼로 돈받고 술접대까지 받아

아주경제 박성대 기자 = '갑질의 횡포'가 공기업에서도 여실히 행해지고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항공장비 납품 업체로부터 계약 체결 등의 대가로 수억원대의 뇌물을 받은 한국공항공사 전·현직 임직원들이 기소됐다.

16일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문홍성 부장검사)는 납품업체로부터 1억6300만원 상당의 현금과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뇌물수수 및 배임수재)로 한국공항공사 R&D사업센터 과장 최 모씨(42)를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최씨와 공모해 납품업체에게 각각 2000만원가량의 기프트 카드를 받아챙긴 R&D사업센터 전 센터장 김 모씨(57)와 직원 2명도 뇌물수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공항공사의 항행안전시설 개발 및 구매 사업 실무를 담당한 최씨는 지난 2010년 2월 납품 수주를 미끼로 A업체로부터 현금 1억2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는 또 2010년 2~9월까지 같은 업체로부터 50만원권 기프트(Gift) 카드 2200만원어치를 명절 선물 명목으로 받아 이를 납품사업 결재라인에 있는 이씨 등과 나눠 가졌다. 이들은 기프트 카드를 골프장, 마트, 학원 등에서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씨는 심지어 한 업체로부터 17차례에 걸쳐 고급 룸살롱 등에서 2100만원 어치의 술접대와 향응을 제공받는가 하면 이 업체가 자신의 박사학위를 담당했던 교수에게 4000만원 상당의 연구용역을 의뢰하도록 압력을 행사하고 해외 출장시 경비 보조도 요구했다.

최씨의 이같은 부당한 요구와 횡포를 견디다 못한 이 업체 사장은 결국 지난해 10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검찰 조사 드러났다. 

검찰은 이들의 범죄수익금 전액에 대해 부동산, 예금채권 등에 추징보전을 하는 등 범죄수익환수 조치했고 이들 이외에 해당 납품업체에게 다른 업체 장비의 매뉴얼 제작비를 대신 납부토록 한 또 다른 간부 1명에 대해서는 공항공사에 비위사실을 통보했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 2월 한국공항공사 직원들이 협력 업체로부터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은 의혹과 관련해 감사에 착수한 바 있으며, 공항공사는 '자체 감사 결과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못했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