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비서실장, 상임위원 자격 NSC 참석한다(종합)

2014-04-15 17:25
야당 "'기춘대원군'이 '병권'까지 장악" 사실상 '섭정선언'

아주경제 주진 기자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위원에 대통령 비서실장이 추가된다.

정부는 15일 오전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이러한 내용의 NSC 운영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즉석안건으로 상정해 심의·의결했다.

대통령령인 기존 규정에 따르면 NSC 상임위원은 외교부 장관, 통일부 장관, 국방부 장관, 국가정보원장, NSC 사무처장인 국가안보실 1차장, 국가안보실 2차장을 겸임하는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등 6명이다. 또 국무조정실장은 상임위원은 아니지만 상임위에 출석해 발언할 수 있다.

정부는 대통령 비서실장을 상임위원으로 추가하는 배경에 대해 "대통령이 의장인 NSC의 위임에 의해 국가안전보장과 관련되는 대외정책·군사정책 및 국내정책에 관한 사항을 협의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상임위의 효율적 운영을 도모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도 "과거에도 대통령 비서실장이 NSC 상임위원에 임명된 적이 있었고, 최근 안보상황을 감안할 때 대통령 실장도 외교안보분야의 상황들을 인지할 필요성이 있고 모든 사안이 외교안보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비서실장은 지금도 대통령이 소집하는 NSC 멤버에 포함돼 있는데 이제 상임위원에 포함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규정 개정에 따라 김기춘 비서실장은 매주 정례적으로 열리거나 긴급한 사안이 있을 때 소집되는 NSC 상임위에 출석하게 됐다.

이와 관련, 새정치민주연합은 허영일 부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김 비서실장이 NSC 상임위원으로 추가된 것은 '기춘대원군'이 '병권'까지 장악하는 격"이라며 "대통령의 눈과 입을 가리고 국정을 좌지우지하겠다는 사실상의 '섭정'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허 부대변인은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이 NSC 상임위원장을 맡는 상황에서 또 다른 실장급인 김 비서실장이 참여하면 필연적으로 외교안보 정책의 주도권 다툼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며 "박 대통령의 '드레스덴 통일 구상'도 빈껍데기가 되고 '통일 대박론'도 쪽박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