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 친박(親朴)·친안(親安) 오히려 안 통한다

2014-04-15 15:45
대통령 고공 지지율에도 핵심 인사 나란히 고전 중
부산 서병수·인천 유정복 출사표…대구는 ‘집안싸움’
안철수 측 김상곤 ‘꼴찌’…광주 ‘줄 세우기’ 논란까지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6·4 지방선거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후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70% 대에 육박하는 상황에서도 친박(친박근혜)계 후보들의 약세가 이어지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22일과 23일 잇따라 결정되는 부산시장과 인천시장 경선에 나란히 친박계 핵심인사들이 출사표를 냈지만 본선 승리는 커녕 경선 통과부터 걱정해야될 처지에 놓였다.

부산시장에 출마한 친박계 서병수 의원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친이(친이명박)계 인사로 분류되는 권철현 전 주일대사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다.

박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최측근 인사로 인천시장에 출마한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도 인천시장을 두 번이나 지낸 안상수 전 시장의 조직력에 고전 중이다.

후보 본인이 특정계파가 아니지만 친박계 인사 캠프에 대거 참여해 ‘박심(朴心·박근혜 대통령의 의중)’ 논란까지 불러일으켰던 김황식 전 국무총리도 서울시장 경선에서 정몽준 의원에게 크게 밀리고 있다.

오히려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자 새누리당의 텃밭인 대구에선 같은 친박계 후보들끼리 난타전이 벌어지고 있다.

친박계 서상기·조원진 의원과 주성영 전 의원 등 무려 세명이 출마를 선언했다가 컷 오프에서 탈락한 주 전 의원이 서 의원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안 대표 측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경기지사 경선에 뛰어든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은 경선 상대인 민주당 출신인 김진표·원혜영 의원에 이어 꼴찌를 달리고 있다.

무상급식으로 대표되는 김 전 교육감은 안 대표가 수차례 만나 경기지사 출마를 요청하는 과정에서 ‘안심’을 얻은 후보로 평가돼 왔다.

특히 야권의 경기지사 후보들은 새누리당 남경필 의원과도 큰 격차가 벌어지고 있어 비상이 걸린 상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남 의원은 야권의 세 후보 누구와 맞붙어도 모두 이기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새정련의 텃밭인 광주에서는 안 대표 측 인사인 윤장현 후보를 둘러싸고 ‘줄 세우기’ 논란이 한창이다.

윤 후보가 경선 상대인 강운태 시장과 이용섭 의원에 비해 여론조사상 크게 뒤지는 것으로 나오는 가운데 새정련 소속 광주지역 국회의원 5명(강기정·김동철·박혜자·임내현·장병완)이 윤 후보 지지를 선언하면서다.

이 의원은 “지도부와 전혀 교감이 없이 국회의원들이 이런 기자회견을 했을까 하는 의문이 이곳저곳에서 많이 있다”면서 “당이 전략공천하면 내 정치 생명을 걸고 중대 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배수진을 쳤다.

이 의원과 가까운 손학규 공동선대위원장도 “민주화 성지인 광주에서 개혁공천이란 이름으로 줄 세우기가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개혁공천은 낙하산 공천이 아니고 찍어 내리기 공천도 아니다”고 연일 당 지도부를 비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