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지방선거 앞두고 ‘민생정당’ 타이틀 경쟁

2014-04-15 15:37
새누리, 기초연금법 등 먼저 거론하며 야당의 '발목잡기' 맹비난
새정련, '약속 대 거짓말' 구도서 정부여당 민생 공약 후퇴 지적
여야 '말로만' 민생 외치는 가운데 상임위선 여전히 민생법안 뒷전

아주경제 이병욱 기자 = 여야가 6‧4 지방선거를 50여일 앞두고 ‘민생정당’ 타이틀 선점에 주력하고 있다.

민생이 선거 승리를 위한 핵심 요소인 만큼 민생법안 처리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것이다.

특히 새누리당은 기초연금법 등 주요 민생 법안이 묶여 있는 이유를 야당의 ‘발목잡기’ 탓으로 규정하고 공세에 나선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기초연금법과 경제민주화 등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 후퇴와 정부의 실정을 탓하며 자신들이 진정한 민생정당이라고 맞받아치는 모습이다.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4월 임시국회 본회의 하루 전날인 1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야당의 ‘인질정치’로 민생경제 법안이 고사될 위기에 처했다”며 “새정련 안철수 공동대표는 입만 열면 국민과 함께하며 민생을 해결하는 것, 반민생 정치를 바꾸는 것이 새정치라고 말했는데, 정치적 쟁점 때문에 민생을 희생하는 게 새정치인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주요 민생 의제를 야당보다 먼저 주도하는 동시에 야당의 비협조적 태도를 비난하며 선거 구도를 ‘민생정당 대 정쟁정당’으로 만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 새누리당 정책위원회는 이날까지 총 4개의 지방선거 민생 공약을 발표했으며, 지난주엔 정책의장단과 복지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대한노인회를 찾아 “야당의 반대로 기초연금을 통과시키지 못했다”며 여론전을 이어가기도 했다.

이에 비해 새정련 김한길 공동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박 대통령의 수많은 민생공약은 줄줄이 파기됐다”며 “6‧4 지방선거는 민생선거로 치러져야 한다. 박근혜 정부의 민생실정을 평가하고, 국민의 고단한 민생을 챙기는 후보와 정당이 누구인지를 국민이 선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생 챙기기를 이번 지방선거 최대 전략으로 내세운 셈이다.

애초 새정련은 기초선거 무공천을 통해 선거 프레임을 ‘약속 정당 대 거짓말 정당’으로 몰고가려 했지만, 당내 극심한 반발에 부딪힌 끝에 기초선거 공천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선회하면서 전략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선거철마다 등장하는 단골 레퍼토리인 ‘정권 심판론’도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60%대의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이번 선거에선 효과가 없다는 판단에 따라 새정련은 창당1호 법안으로 제출한 일명 ‘송파 세 모녀 방지법’과 기초연금과 복지사각지대 해소법안 등의 민생법안 처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여야의 민생 프레임 선점 움직임과 달리 상임위에선 민생법안이 뒷전으로 밀려난 상태다.

이날 가동된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회에선 민간 방송사에 노사 동수의 편성위원회를 두도록 한 방송법 개정안의 처리가 지연되면서 다른 법안의 ‘올스톱’ 상황이 이어졌고, 정무위원회에선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 민주화운동 기념곡으로 지정하는 문제로 여야가 충돌하며 개인정보보호법과 금융소비자법 등의 처리가 또다시 미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