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종곤 기자 = 금융위원회가 일시적으로 자본잠식에 빠진 회사라도 성장 잠재력을 지녔다면 기업공개(IPO)로 자금을 조달할 길을 열어주기로 했다.

이런 회사에 대해서는 상장을 위한 자기자본 요건도 15억원에서 10억원으로 낮춰줄 계획이다.

15일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기업상장 활성화를 위한 규제합리화 방안'을 발표했다.

금융위는 "유망기업이 상장으로 쉽게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물론 자본시장 활력을 높이기 위해 이번 방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자본잠식 및 자기자본 요건 완화는 코스닥 상장을 원하는 기업에 적용된다.

코스닥 상장을 위한 다른 요건도 줄줄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자기자본을 비롯한 외형요건 외에도 기업 계속성을 비롯한 55개 질적요건을 충족해야 상장이 가능했다. 이에 비해 새 방안은 55개 항목을 25개로 줄였다.

코넥스 기업도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하기가 쉬워진다. 당국은 일정 실적 기준을 전제로 지정자문인(증권사)이 추천할 경우 이전상장을 승인하기로 했다.

단 해당기업은 지정자문인 의무투자비율 및 최대주주 보호예수기간을 다른 코넥스사보다 엄격하게 적용한다.

코넥스 상장 자체도 수월해진다. 벤처캐피탈이 20~30% 가량 지분을 가진 기업은 자기자본 및 매출액이 각각 3억원(기존 5억원), 1억원(3억원)만 돼도 상장할 수 있다.

코스피로 바로 상장하는 기업에게도 보다 간편해진 절차가 적용된다.

상장을 위한 일반주주 수는 1000명에서 700명으로 줄이기로 했다. 신규 상장 시 보통주를 5% 가량 공모해야 했던 의무공모제는 폐지한다.

당국은 자본잠식처럼 형식적인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하더라도 이의신청을 통해 퇴출을 유예받을 수 있는 길도 늘려주기로 했다.

금융위는 이번 방안에 대해 규정개정 사항은 올해 상반기까지, 법 개정사항은 올해 안에 제도 정비를 마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