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잠재력 갖춘 기업 상장 쉬워진다
2014-04-15 15:01
아주경제 양종곤 기자 = 앞으로 성장잠재력을 갖춘 기업은 상장특례를 적용받아 종전보다 코스닥 시장 상장이 쉬워진다. 기업의 코스닥 상장 요건도 크게 완화된다.
15일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기업상장 활성화를 위한 규제합리화 방안'을 발표했다.
금융당국은 기업들이 적극적인 상장을 통해 쉽게 자금조달을 하고 자본시장 활력을 높이기 위해 이번 안을 마련했다.
그동안 기업은 상장 절차가 까다롭고 상장유지 부담이 커 상장을 꺼리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됐다.
자산 5000억원 이상 기업의 기업공개(IPO)건수는 2010년 9건에서 작년 4건으로 절반 넘게 줄은 실정이다.
코스닥시장은 시장제도뿐만 아니라 운용방식까지 바뀌게 된다.
당국은 작년 10월 한국거래소 이사회에서 외부로 분리한 코스닥시장위원회 기능을 강화하기로 했다. 코스닥시장위원회는 코스닥시장본부 사업계획과 예산에 대한 의사결정권을 부여받는다. 또 코스닥시장본부에서 맡아온 상장심사와 상장폐지 기능은 전담하게 된다.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의 상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마련된 기술평가 상장특례 제도는 사실상 폐지된다. 이 제도를 통한 상장 기업 수가 미미해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당국은 업종과 기업규모에 관계없이 기술력과 성장잠재력이 충분하다고 평가된 기업은 원칙적으로 상장특례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들 기업에 대한 자기자본 요건은 15억원에서 10억원으로 낮아졌고 자본잠식 요건은 폐지됐다.
코스닥 상장 요건 또한 크게 완화됐다. 현재는 재무상태 등 외형요건 이외 기업 계속성을 비롯한 55개 질적요건을 충족해야 상장이 가능했다. 질적심사기준 항목은 55개에서 25개로 절반 넘게 줄고, 상장에 따른 공모자금 유입 효과를 중점적으로 살펴보기로 했다.
상장 후 기업들은 자금조달이 쉬워질 전망이다. 당국은 최대주주 등의 지분 매각제한 기간을 1년에서 6개월로 줄이기로 했다.
당국은 종전 코넥스사의 코스닥 신속 이전상장 제도를 재정비했다. 현재는 코넥스 상장 후 1년이 경과하고 재무요건에 충족한 기업만 코스닥 신속 이전상장 제도 적용 기업이 된다.
개선안에 따라 양호한 실적과 지정자문인 추천이 동반되면 코스닥으로 이전상장이 가능해진다. 또 종전 코스닥 신속 이전상장제 매출 요건은 영업익ㆍ매출 200억원 이상에서 100억원 이상으로 완화된다.
단, 이들 기업은 IPO시 증권신고서에 상장특례 대상임을 공시해야하고 지정자문인의 의무투자비율과 최대주주 등의 보호예수기간을 더 엄격하게 적용받는다.
코넥스 상장 요건도 완화됐다. 전문엔젤투자자, 벤처캐피탈이 20~30% 가량 지분을 가진 기업이라면, 종전 상장기준보다 완화된 기준을 적용받는다.
코넥스사가 코넥스를 통해 자금조달 방식도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랩어카운태 형태 분리과세 하이일트 펀드를 통해 코넥스사에 투자할 시 개인투자자 예탁금 규제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지정자문인은 코넥스사에 대한 투자 업무 수행이 가능해진다.
코넥스 매매체결방식은 단일가 매매에서 접속매매로 변경된다. 접속매매는 가격조건이 일치하는 주문이 유입되면 가격우선과 시간우선의 원칙에 따라 매매거래가 즉시 체결된다. 현재 단일가 매매방식에 따른 거래 불편을 이유로 기관투자자가 코넥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반영한 조치다.
코스피 시장 진입요건과 코스피사 규제도 개선된다.
코스피사가 되기 위한 일반주주 수는 1000명에서 700명으로 낮아졌다. 신규 상장시 보통주를 5% 가량 공모해야했던 의무공모제도 폐지된다.
이와 함께 재무가 우량한 기업을 지칭하는 '우량기업'은 상장심사를 받는 기간이 단축된다. 부동산투자회사는 그동안 상장 전 실물부동산을 보유해야 상장이 가능했지만 앞으로 공모 조달자금으로도 실물부동산 취득이 허용된다.
당국은 상장사가 제도상 불이익으로 퇴출되는 사례를 막기로 했다.
현재 코스피사는 자본잠식과 같은 형식적 상장폐기 기준에 해당하면 이의신청이 가능한 경우를 제외하고 즉시 상장폐지된다. 당국은 이 규정을 완화해 이의신청을 통해 상장폐지를 유예받을 수 있는 항목을 확대한다.
또 코스피사와 코스닥사 모두 회생절차가 진행 중인 기업에 대해 정기적인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하지 않을 방침이다. 관리종목이나 투자주의환기종목으로 지정된 코스닥사가 기업 정상화를 위해 경영권을 넘긴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와 함께 당국은 상장시 반기 검토보고서 제출의무 규정과 합병시 상장제한 요건을 완화하기로 했다. 건설업에 대하 추가적인 형식적 상장요건은 폐지되고 관리종목 및 상장폐지 요건도 일부 보완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중소 및 벤처기업 상장여건을 개선해 창조경제 생태계의 자금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시장별 특성에 맞는 목표를 설정, 일관성있게 상장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금융위는 규정 개정사항은 올해 상반기까지, 법 개정사항은 올해 개정을 완료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