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공직비리 복마전…법인카드로 카드깡까지
2014-04-15 15:13
무려 96차례 법인카드를 개인용도 등으로 사용
아주경제 진순현 기자=제주도민의 혈세인 제주도 법인카드를 마치 자신의 카드처럼 무려 96차례나 사용한 회계담당 공무원이 경찰에 입건됐다.
제주지방경찰청은 도 감사위원회가 수사를 의뢰한 자치경찰단 소속 전 회계담당 공무원 A씨(45)에 대해 업무상 배임 및 횡령 혐의로 입건해 수사중에 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11년 1월부터 1년간 자치경찰단에서 일상경비 지출 업무를 맡아 왔다.
A씨는 자신이 업무를 맡는 동안 법인카드 사용 지출 항목에 자신이 쓴 택시요금부터 전화요금, 식비, 생활용품 구입비까지 96차례에 걸쳐 560만원을 법인카드로 몰래 결제한 사실이 이번 수사를 통해 드러났다.
또 A씨는 친분 있는 사업자를 통해 법인카드로 물품을 구입하는 것처럼 가장해 허위매출 전표를 작성하고는 결제한 금액만큼 현금으로 지급받는 등 속칭 ‘카드깡’으로도 현금을 융통해 생활비로 사용한 금액도 2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함께 자치경찰단 예산으로는 공용물품을 구입하면서 거래처에 구매 대금을 이중으로 지급하고 이중 지급된 돈은 자신의 계좌로 환급받아 생활비로 사용하기도 했다.
A씨가 이같은 방법으로 몰래 빼 쓴 금액만 모두 2760만원에 달하면서 공무원 사회에 만연한 도덕적해이가 드러났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지켜보면서 앞으로 더 드러날 수 있는 공지사회의 고질적인 부정부패 행위에 대해 도 감사위원회 등과 공조를 통해 강도 높은 수사를 벌여 나갈 방침이다.
한편 안행부의 ‘지방자치단체 세출예산 집행기준’을 살펴보면 도 소유의 신용카드를 사용하려면 해당 공공기관에서 필요한 물품이나 재화의 생산 등 정당한 지출원인행위가 발생할 경우 예산의 범위 내에서 집행 대상, 집행금액 등에 대한 지출결의서를 올려 해당 기관의 분임경리관 또는 경리관의 결재를 받은 후 사용하도록 하는 등 사적 용도의 사용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