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정세 악화로 미국-유럽-러시아의 금융거래 정체
2014-04-15 11:01
아주경제 한준호ㆍ이규진 기자 = 우크라이나 정세가 긴박해짐에 따라 미국과 유럽, 러시아 간 금융거래가 정체되고 있다. 대 러시아 제재로 유럽의 은행들은 러시아 은행과 기업간 거래를 축소하고 채권을 매각하기 시작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러시아에 대한 세계 금융기관의 융자 잔고에서 유럽은행 지분은 약 1800억 달러로 전체 금액의 80%를 차지한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의 은행들은 통상적 융자와 더불어 높은 이자를 기대할 수 있는 러시아 국유기업 ‘가스프롬’ 등에 대한 투자잔고를 급속히 늘려왔다.
그러나 최근 우크라이나 정세 악화로 검토에 착수했고, 주요외신에 따르면 복수의 유럽은행이 보유하는 러시아기업채권의 매각과 차환 대상을 엄격화 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탈리아 은행 '우니크레디트'는 우크라이나 부문을 포함한 자산매각을 진행시킬 방침이고, 오스트리아의 '라이페이슨 은행', 프랑스의 '소시에테 제네랄' 등은 러시아에 대한 융자액이 큰 금융기관은 영향을 크게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현재 러시아 투자등급 Baa1를 하향 조정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어 러시아 국채가 하락하면 회사채 등에도 영향을 미치게 돼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러시아 채권의 가격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과 함께 미국의 대 러시아 제재의 대상이 아직 명확하지 않다는 부분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미국 JP모건은 4월초 러시아의 주카자흐스탄 대사관의 러시아 은행과 관련된 송금업무를 정지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 외무부가 비난 성명을 내고 미국정부에 대한 보복조치를 경고하는 소동도 있었다.
한편 러시아도 미국과 유럽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한 대비책을 준비중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은행이 아시아에서 자금조달 강화를 기본으로 한 위기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의 슈와로프 제1부총리도 지난 8일 “러시아 기업은 뉴욕과 런던 상장을 재고하고 싱가포르와 홍콩에서 보다 많은 자금조달의 기회를 모색해야한다”고 언급한 바 있어 러시아의 대 아시아 자금조달 모색 움직임은 현실화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신정부는 8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대폭 인상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기존 6.5%에서 9.5%로 대폭 올렸다고 보도했다. 금리 인상은 지난 2013년 8월 이후 처음이며, 물가 안정을 위해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고 중앙은행은 설명했다. 실제로 3월 소비자 물가지소도 3.4% 올랐다.
이처럼 미국, 유럽, 러시아, 우크라이나의 정부와 금융기관 등이 리스크 회피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현장의 긴장이 더욱 높아지면 영향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