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예산안 편성방향] 정부, 내년 예산 함부로 못 쓴다…‘페이고’ 적용(종합)

2014-04-15 10:01
국회의원 공약ㆍ정부 신규사업 등 소요예산 명확히 기재
국정과제·지역공약·경제혁신·통일기반에 예산 집중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정부가 내년 예산부터 새 사업계획을 세울 때 기존 사업을 줄이는 페이고(pay-go) 원칙을 적용할 계획이다. 

향후 3년간 중복사업을 통폐합해 600개 사업을 줄이고 경기회복에 따라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늘렸던 각종 취로사업 등 정부 주도의 직접 일자리 사업도 줄이기로 했다.

정부는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2015년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지침’을 의결, 확정했다. <관련기사 5면>

이 지침은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부문에서 예산안 편성시 준수 또는 준용해야 할 가이드라인의 역할을 하게 된다.

내년 예산안은 △할 일은 하는 예산 △재정원칙에 충실한 예산 △수요자 중심의 예산 등 3대 원칙하에 편성된다.

'재원대책 없는 세출확대는 없다'는 게 핵심 골자다. 세출구조조정을 통해 재원을 절감하고, 비과세·감면 축소 등 세입기반을 늘린다는 얘기다.


 

▲ 2015년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지침


이를 위해 신규사업의 경우 페이고를 적용해 세입증대 방안 또는 지출한도 내에서 기존 사업 감축방안을 동시에 제시토록 했다. 부처별 신규사업에 따른 재정부담 증가를 억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출절감계획이 마련되지 않으면 원칙적으로 예산확대를 불허하고 부처 지출 한도를 초과하는 예산요구에 대해서는 페널티를 부여키로 했다.

또 계속사업은 국정과제 위주로 재편하고 6000여개에 달하는 재정사업의 10%를 3년간 줄일 예정이다. 성격이 비슷한 고용노동부 취업성공 패키지와 보건복지부 희망일자리 사업, 부처별 중소기업 지원책, 홍보사업 등 중복 사업이 대상이다.

보조금 부정수급 사례가 적발됐음에도 대책마련이 미흡한 사업은 관련예산을 삭감하고 비리관련 보조사업은 의무적으로 운용평가대상에 포함해 사업방식 변경, 존치 여부 등을 검토키로 했다.

중점 투입되는 분야는 경제혁신과 도약, 국민의 삶의 질 향상, 한반도 통일시대 기반 구축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청년의 선 취업 촉진, 경력단절여성 취업지원 강화, 소득연계 맞춤형 국가장학금 지원 확대, 중소·중견기업 수출역량 강화, 미래신성장동력 확보, 북핵 위협에 대비한 킬 체인(kill chain) 구축,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 등이 내년 예산에서 중점적으로 편성되는 항목이다.

정부는 내년 기금운용계획도 모든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사업 우선순위를 재조정하고 벤처생태계 조성, 저리 전세자금 공급, 베이비붐 세대 퇴직인력에 대한 재취업 기회 제공 등 국정과제 지원에 집중할 방침이다.

기재부는 이같은 예산지침을 각 부처에 통보하고 오는 6월 13일까지 예산요구서를 받아 부처협의, 국민의견 수렴 등 절차를 거쳐 예산안을 편성해 9월 23일까지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내년 예산편성 일정은 국가재정법 개정에 따라 예년보다 10일 정도 앞당겨진다.

방문규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은 “세입여건 불확실성은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며 “그럼에도 세출여건은 국정과제,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지방재정 지원 등 지출 수요가 본격화돼 강도 높은 예산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