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재무장관ㆍIMF/WB]현오석 부총리, 이례적으로 한은 총재 오찬자리 참석
2014-04-13 07:11
아주경제(미국 워싱턴) 김정우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국제 무대 데뷔전에서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했다. 1년 전 같은 회의에서 김중수 전 총재와 현 부총리가 다소 어색한 첫 만남을 가진 것과는 다른 분위기다.
12일(현지시간) 오전 이주열 한은 총재가 미국 워싱턴에서 가진 기재부 출입기자단 오찬에서는 이례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이 자리에 현 부총리가 함께 등장한 것이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 한은 총재가 주관하는 오찬장에 현 부총리가 들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록 현 부총리는 바쁜 일정 탓에 잠시 인사만 하고 떠나야 했지만, 이날 자리에 참석한 것만으로도 의미하는 바가 크다.
정부는 작년 4월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고자 17조3000억 원 상당의 추가경정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의 '정책조합'을 강조하며 금리 인하를 압박했으나, 한은은 같은 달 11일 금리를 동결하며 대립각을 세운 바 있다.
이에 따라 1년 전 워싱턴에서 열렸던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는 둘의 불편한 첫 만남에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두 기관장은 회의 내내 서먹한 모습을 연출했으며 언론들은 이를 집중 조명했다. ‘개인적으로 친하다’는 당사자들의 해명을 무색하게 만든 모습이었다.
올해는 다소 분위기가 달랐다. 지난 10일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 개막 당시 현 부총리는 회의에 처음 참석한 이 총재가 서먹서먹하지 않도록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들에게 일일이 소개해줬다.
둘 사이의 분위기도 시중 화기애애했다는 게 기재부 관계자의 전언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현 부총리가 자연스럽게 이 총재를 소개하며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고 말했다.
이런 유화 분위기는 이 총재가 취임하자마자 조성됐다. 현 부총리는 이 총재 취임 다음 날인 지난 2일 브라질에서 열린 미주개발은행(IDB) 연차총회 참석 후 긴 비행을 마치고 귀국 당일 직접 한은으로 가 축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이 같은 두 기관장의 찰떡궁합이 과연 거시정책의 시너지를 유발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