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아만도 놓친 KG그룹…곽재선 회장 명성에 '오점'

2014-04-13 14:30
곽재선 회장 'M&A 경영' 제동 걸리나

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 KG이니시스가 추진하던 위니아만도 인수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인수합병(M&A)의 귀재' 곽재선 KG그룹 회장의 명성에도 오점을 남기게 됐다.

KG이니시스는 지난 11일 "위니아만도 인수를 위해 양해각서(MOU) 체결 뒤 실사 등 인수절차를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위니아만도 노조의 극심한 반대로 진행할 수 없게 됐다"며 "기업 구성원인 직원들이 반대하는 인수는 성립할 수 없어 (인수의사를)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KG이니시스는 지난달 26일 위니아만도의 최대주주인 유럽계 사모펀드 씨티벤처캐피털(CVC)로부터 지분 100%를 인수하기 위한 MOU를 체결했다. 하지만 위니아만도 노조 측이 M&A로 성장한 KG그룹이 회사를 매입할 경우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렵고, 인수자금을 회사에 전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반대 파업을 벌이면서 결국 인수를 포기했다.

곽 회장은 지난 2003년 법정관리 중이던 국내 최초의 비료회사 경기화학(현 KG케미칼)을 시작으로 짧은 시간 동안 화학·물류유통·금융·IT·미디어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 M&A를 통해 KG그룹을 매출 1조원대 회사로 키웠다. 

현재는 지주회사인 KG케미칼과 전자결제사업을 영위하는 KG이니시스·KG모빌리언스·에너지사업의 KG ETS를 비롯해 미디어부문 이데일리(티브이), 유통부문의 KG옐로우캡 등 총 10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위니아만도 인수 불발로 곽 회장의 M&A 경영에 제동이 걸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KG그룹의 성장성과 경영 능력을 문제 삼은 ​피인수 기업 임직원의 극심한 반발로 협상이 좌초되면서 향후 추진할 M&A 협상에서 불리한 입장에 놓일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KG그룹은 앞서 2010년에 인수한 언론사 이데일리 직원과의 마찰로 임직원 100여명이 이탈하는 등 내홍을 겪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