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서울시장 후보들, ‘비방전 자제’ 경고에도 이전투구 지속

2014-04-02 16:23

아주경제 이병욱 기자 = 6·4 지방선거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이 예비후보 간의 상호 비방전으로 얼룩지면서 당내에서 자중을 촉구하는 ‘경고성 발언’이 터져 나왔다.

후보들의 고액 광고비 지출 및 경선비용 출처 논란, 빅딜설’ 등을 둘러싼 공방이 당의 위신을 떨어뜨리고 야당에 도움을 주는 꼴이 된다는 지적이 주를 이뤘다.

7선의 서청원 의원은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일련의 ‘네거티브전’에 대해 “누구를 위한 네거티브이며, 당에 무슨 도움이 되겠나. 당원으로서 뿐만 아니라 국민의 한 사람으로 낯 뜨겁다”며 “내일부터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당에서 후보를 불러 강력하게 경고하는 등의 대응책을 내놔야 한다”고 당 지도부에 주문했다.

정우택 최고위원도 “근거 없이 상대방을 비난하는 루머를 양산하고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사례가 들려온다”며 “마타도어(흑색선전)를 하는 후보는 패가망신하고 공공의 적이 된다는 것을 명심하고 엄정하게 경선에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이날도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은 이러한 지적에도 아랑곳 않고 비방전을 이어갔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정몽준 의원은 옆에 앉았던 서 의원의 지적에 “저도 같은 생각”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어느 후보가 당 클린선거감시단에서 각 후보의 지출 비용이 합법적인지, 잘못된 것은 없는지 검증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했는데 저도 당의 주요 지역 모든 후보에 대해 클린선거감시단이 (선거운동) 비용을 검증해 줄 것을 공식 요청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어느 후보’는 얼마 전 정 의원이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에서 선거를 앞두고 언론사에 광고비를 대거 지출했다고 주장한 김황식 전 국무총리를 지칭하는 것으로, 이 발언은 당이 비방전을 먼저 시작한 김 전 총리부터 제재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혜훈 최고위원도 김 전 총리가 매형인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으로부터 선거자금을 지원받고 있다는 의혹을 빌미로 공격에 가세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정책공약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경선기간이라고 해도 선거법에 따라 수입과 지출을 투명하고 명확하게 관리해야 하는데 그 후보(김 전 총리)는 안하나보다”라며 “누구한테 (경선비용을) 받았는지를 분명히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