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 무인기는 북한제” 군 탐지레이더 긴급도입 검토

2014-04-02 15:22
청와대, 추락 무인기 "북한 소행으로 생각하고 검토"

아주경제 주진 기자 = 군과 정보당국이 백령도와 경기도 파주에서 추락한 무인항공기를 정밀 분석한 결과 북한에서 제작한 것으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져 우리 군의 방공망에 구멍이 뚫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번에 발견된 2대의 무인항공기에는 소형 카메라가 장착되어 있고 청와대 전경이나 백령도 해병부대 등의 모습이 촬영된 것으로 드러나 부실한 감시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2일 "백령도와 파주에서 발견된 무인항공기는 항공 정찰 능력이 매우 취약한 북한이 공중 촬영을 위해 개발한 시험용 무인정찰기로 분석됐다"며 "하지만 북한에 정보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무인항공기 카메라에 찍힌 사진의 해상도 등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백령도에서 추락한 무인항공기의 경우 추락 당일인 지난달 31일 레이더에 항적이 잠시 포착됐지만 곧바로 사라졌다"며 "항적은 북쪽에서 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또 지난달 24일 파주에서 발견된 무인기에는 리튬이온 배터리 뒷면에 '기용날자'라는 글자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용날자'는 제품을 쓰기 시작한 날짜를 의미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북한은 우리말 '날짜'를 '날자'로 표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도 이날 백령도에 추락한 무인항공기와 관련해 "국가안보실은 북한이 한 것으로 생각하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경욱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국가안보실 쪽에 알아본 결과 중간 조사결과는 받았다고 한다"며 "그러나 아직 최종결과가 나오지 않았으며 북한이 한 것으로 생각하고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북한이 아닌 다른 출처의 항공기, 소형 무인항공기라도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생각 아래 중앙합동조사가 종료되면 국가안보실 주관으로 관련 기관, 국방·합참본부·수방사 등이 합동으로 회의를 해 대비책을 발표하게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군 내부에서는 이번에 발견된 북한의 무인기처럼 낮은 고도로 비행하는 물체를 포착하기 위한 저고도 탐지레이더를 긴급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무인 항공기가 인공위성위치정보, 즉 GPS신호를 이용해 자동 비행하는 만큼 이 GPS 전파를 교란해 무력화 시키는 무기체계 개발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군은 2018년까지 고(高)고도 무인정찰기인 글로벌호크 4대를 도입해 대북 감시망을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