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바로알기'에 한일 동시관심 눈길

2014-03-31 14:16

아주경제 한병규 기자 = 지난해부터 우리나라 교육계에 '한국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우리나라 대학생 뿐 아니라 일본 대학생·지식층이 동시에 '한국사 바로알기'에 뛰어들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일단 이번 학기 들어 대학가에 역사연합동아리가 새롭게 창설됐다. 역사의 흐름을 제대로 꿰뚫자는 의미로 '맥'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맥'을 창설한 유우리(숙명여대 약학과·28)씨는 지난해 우편향 논란을 빚은 이른바 ‘한국사 교과서 파동’을 보면서 직접 동아리를 꾸리기로 했다고.

유씨는 "당시 전국에 있는 고교생과 학부모들이 대대적인 역사 교과서 선정철회 운동을 벌였지만 정작 가장 활발한 논의가 벌어져야 할 대학은 조용했다"며 "결국 대학생들이 그만큼 현대사에 대해 지식이 없어서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향후 비슷한 일이 생겼을 때 제 목소리를 내기 위해 역량과 지식을 갖추기 위하는 것이 이들이 주장하는 설립 취지다.

이 동아리는 지난 20일 신입 회원 24명을 선발하고 활동을 개시했다.

이와 함께 일본의 일부 지식층들도 우리나라가 겪은 아픈 역사를 올바로 알아야 한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본 명문사학 와세다대 재학생 14명은 최근 우리나라를 찾아 일본국 위안부 피해자 시설 '나눔의 집'을 방문하고 히로시마 원폭 피해자, 시베리아 강제 징용자를 만났다. 이들은 '아픔의 역사'에 대한 생생한 증언을 듣고자 노나카 아키히로(61) 와세다대 저널리즘스쿨 교수의 지도로 지난 26일 5박6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았다.

노나카 교수는 "일본인 대다수는 역사에 대해 잘 알지 못해 양국 사이의 여러 문제를 만들었다"며 "그래서 한국인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직접 보고 듣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또 일본 사회교과서부교재 편집위원 스즈키 히토시(60)씨는 올해로 10년째 한일역사 공동수업을 진행하며 자국의 역사왜곡을 비판하고 있다. 그는 다수 일본인과 달리 안중근 의사에 대해 동양의 평화를 위해 제국주의를 저격한 평화론자다라는 소신을 밝히고 있다.

스즈키씨는 한일 양국의 역사 관련 민간교류를 점차 늘리는 것에 환영하는 목소리를 냈다.

그는 "공동수업과 같은 양국의 민간교류가 많아지면 언젠가는 지금의 갈등 상황이 해결하고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