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 재산공개] 건물·땅 부자 공무원, 땅값 상승 덕에 1년새 재산 수억원 부풀려

2014-03-28 09:00

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 중앙정부와 자치단체 고위공직자 가운데 땅·건물부자들은 지난해 땅값 상승 덕에 재산을 크게 불렸다.

28일 관보에 공개된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신고 대상 1천868명)의 2014년 정기재산변동사항을 보면 중앙정부에서는 장호진 외교부 장관 특별보좌관이, 지방에서는 최호정(새누리당) 서울시의원이 1년만에 재산이 가장 많이 늘었다.

1년만에 무려 60억원 이상 늘어난 최 의원은 본인 재산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아버지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어머니의 재산 고지거부를 갱신하지 않아 이번 신고에서 부모의 부동산과 재산이 모두 합산됐다.

장호진 특보 역시 부모가 재산 고지거부 갱신시기를 놓쳐 부모 재산 29억원 이상이 합산돼 중앙정부 공무원 재산증가액 랭킹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실제 고위공직자들은 대부분 건물과 땅 등 부동산으로 재산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전국 개별 공시지가가 3.41%가 올랐기 때문이다.

박재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원장은 부동산 가격 상승 등으로 1년만에 재산이 8억7천만원이 늘었고, 변종립 에너지관리공단이사장은 건물을 물려받아 12억 4천만원이 증가했다.

이상호 한국남부발전 사장은 작년까지 각각 2억1천만원과 3억1천만원으로 신고한 땅을 8억4천만원과 12억6천만원에 팔아 15억8천만원의 차익을 봤다. 이 사장은 세금 8억원을 빼더라도 8억원 가까운 수익을 올렸다.

권오성 육군참모총장, 신유철 대검찰청 제1차장, 정병윤 국토교통부 국토도시실장, 천해성 통일부 통일정책실장, 권영규 국민생활체육회 사무총장, 김명룡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장, 정만규 경남사천시장 등도 부동산 가격상승이나 토지 상속으로
재산이 2억∼8억5천만원 불었다.

금융계와 의료계에 종사하거나 이런 직종의 배우자를 둔 공직자들은 상대적으로 금융자산의 비중이 높았다. 재산 규모가 329억원으로 최고 부자인 전혜경 국립농업과학원장은 투자전문가인 남편 명의로 유가증권 243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전 원장에 이어 중앙정부 2위 자산가인 윤창번 미래전략수석비서관은 건물(130억6천만원)과 예금(31억2천만원) 등 총 138억7천만원을 신고했다.

중앙정부와 관련 기관에서는 이종구 수협중앙회장(115억2천만원), 김기수 전직대통령(김영삼) 비서관(82억5천만원), 장호진 외교부 장관특보(78억3천만원), 박재은 원장(77억원), 홍기택 신한금융지주회장(73억7천만원), 오병희 서울대병원장(73억3천만원), 정성후 전북대병원장(68억원), 김경수 대검찰청 검사장(63억2천만원) 등이 상위권에 포진했다.

지방정부에서는 진태구 충남태안군수(235억1천만원), 김홍섭 인천중구청장(220억2천만원), 배용태 전남도행정부지사(108억8천만원) 등이 100억대 자산을 자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