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설 휩싸인 중국 지방 은행, 뱅크런 사태 발생

2014-03-26 13:23

지난 25일 장쑤(江蘇)성 옌청(鹽城)시 서양(射陽)농촌상업은행 파산설이 퍼지자 예금주들이 돈을 인출하기 위해 몰려들었다. [옌청시 = 중궈신원왕]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의 지방의 한 소형 은행에서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사태가 발생했다. 
 
2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신문사의 보도를 인용, 지난 24일부터 장쑤(江蘇)성 옌청(鹽城)시 서양(射陽)농촌상업은행 지점에 예금주 약 1000여명이 예금을 인출하기 위해 몰려드는 사태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번 뱅크런 사태의 직접적 이유는 서양농촌상업은행을 둘러싼 파산설에 따른 것으로, 얼마 전 중국 태양광기업 차오르(超日)가 중국 회사채 사상 첫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하는 등 금융 불안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발생한 것이어서 중국 경제를 둘러싼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은행의 한 관계자는 "현재 모든 상황이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다"며 "예금자들은 원하는 만큼 인출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금자들의 원활한 출금을 위해 정상 영업 시간 이후에도 은행 문을 닫지 않을 것"이라며 "모든 고객들의 출금 수요를 충족시킬 만큼 자금도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익명을 요구한 은행 직원은 "은행이 지급불능 상태가 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혼란이 벌어졌다"며 "상황이 심각해 공안당국에 소문의 진원지를 색출해달라고 요청할 것 같다"고 밝혔다. 
 
장쑤 서양농촌상업은행은 2월말 기준 예금 규모가 120억 위안(약 2조1000억 원)에 그치는 소형 은행으로, 이번 뱅크런 사태가 중국 금융권 전반에 위협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미국 경제매체 마켓워치는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이 은행 관련 소문의 여파로 같은 옌청시 소재 지방은행인 황하이(黃海)농촌상업은행도 비슷한 집단 예금인출 사태를 겪고 있어 경계심을 늦출 수는 없는 상황이다.

중국신문사는 이번 뱅크런의 배경과 관련, 이 지역에서 은행 대출이 필요한 사람에게 보증을 제공하는 대출보증업자들이 최근 망하거나 야반도주하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서양농촌상업은행의 부실채권(NPL)이 급증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은행 측도 대출보증업자들이 망한 사실이 소문의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