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8서 내쫓긴 '러시아'… "경제 멘붕" 자본이탈ㆍ성장률 '뚝'
2014-03-25 11:26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 러시아가 결국 주요 8개국(G8) 정상회담에서 배제됐다. 원래 러시아 소치에서 열리기로 했던 G8 정상회의는 브뤼셀에서 G7만 회동하기로 했다. 이에 러시아 경제 제재가 강화될 것으로 우려, 러시아에서 대규모 자본이탈이 빚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러시아 경제는 철저하게 고립되면서 경제성장률이 1%이하로 떨어질 것이란 시나리오도 나오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긴급 제의로 24일(현지시간) 러시아를 제외한 G7( 미국ㆍ영국ㆍ프랑스ㆍ독일ㆍ이탈리아ㆍ캐나다ㆍ일본)은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회동했다. G7은 이날 헤이그선언을 발표,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사태에 대해 우려를 강하게 표시했다. 국제사회에서 러시아를 고립시키기 위한 후속 조치도 취하기도 했다. 정상들은 "러시아 행동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며 세계 법질서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다"고 비난했다.
본격적인 '러시아 따돌리기'가 시작한 것이다. 오는 6월에 열릴 예정이던 G8 정상회담은 취소하고 브뤼셀에서 G7만 모이기로 했다. 세계 권력이 러시아에 대해 대놓고 압박하겠다는 얘기다. 러시아가 G8에 입성한지 16년만에 다시 내쫓길 위험에 빠진 것이다. 러시아는 지난 1998년에 공식 G8 회원국이 됐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러시아가 G8에서 빠지는 건 세계 최대 경제지역인 미국ㆍ유럽연합(EU)와 교역이 끊긴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무역 의존도가 높아 러시아에 약했던 독일도 이번에는 강경한 입장을 나타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를 강화해야 한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G7 긴급회동 전까지 메르켈 총리는 재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를 설득하려고 했으나 결국 G7 공식입장에 동의했다. 독일은 러시아와 무역 의존도가 높은 만큼 러시아를 등 지는 건 쉽지 않을 결정이다. 지난해 러시아에 대한 독일의 수출액은 360억 유로에 달한다. 또한 러시아와 무역이 끊기면 독일에서 30만명의 일자리도 없어진다.
◆ 러시아 자본이탈 '사상최대'… 경제성장률 1% 이하
문제는 러시아 경제다. 미국과 유럽은 러시아에 자산 동결 및 여행 금지 등 제재를 취한 상태다. G7은 러시아가 크림합병을 계속 진행한다면 경제적 제재를 강화하겠다고 경고했다. 러시아 에너지ㆍ금융ㆍ은행ㆍ무기 분야에 대대적인 제재를 가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주요국 정상들은 글로벌 경제에 타격을 주더라도 러시아의 경제적 발목을 잡아야 한다는데 동의한 상태다.
투자자들은 러시아 경제제재를 우려해 자금을 빼돌리고 있다. 러시아 정부도 대규모 자금이탈을 우려했다. 안드레이 클레파치 러시아 경제차관은 올해 1~3월 러시아에서 자금 유출이 70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는 열흘 전에 예상했던 규모인 200억 달러보다 3.5배 많은 수치다. 러시아에서 지난해 유출된 자금만 630억 달러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러시아에서 빠져나가는 자금 액수가 1300억 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 최대 민간은행인 OAO세르뱅크의 허만 그레프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자금이 1000억 달러 빠져나가면 제로 성장이 될 수 잇다고 우려했다. 러시아 스베르뱅크의 게르만 그레프 CEO는 "러시아는 물론 전세계에 부정적 영향"이라며 "러시아가 침체에 빠질 위험이 크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대부분 전문가들은 올해 러시아 경제성장률이 1% 이하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 분석을 통해 러시아의 2월 국내총생산(GDP)가 전년대비 0.3% 성장에 그쳤다고 전했다. 지난 1월보단 0.1% 성장하는 데 멈추지만 인플레이션은 연율 6.9~7%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 러시아 GDP 성장률은 1.3%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