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2NE1 “비교할 그룹은 없다”… 의미는?

2014-03-19 09:55

2NE1 [사진 제공=YG엔터테인먼트]

아주경제 국지은 기자 = 색으로 치자면 형광 핫 핑크같이 강렬하고 느낌으로 말하자면 헤비급 펀지 만큼 강하다. 유일무이한 개성과 탄탄한 실력을 겸비한 YG엔터테인먼트 대표 걸그룹 2NE1(투애니원)이 4년 만에 정규앨범으로 돌아왔다.

월드투어를 개최하며 온누리 인기를 누리고 있는 2NE1에게 “세계적으로 범위를 확대했을 때 비교 대상, 혹은 라이벌로 원하는 그룹이 있느냐”고 묻자 “우리랑 비교할 수 있는 그룹이 있나 싶다. 우리에게는 확실한 색이 있다. 이것만큼은 자신 있다”고 망설임 없이 얘기했다.

이러한 자신감이 담긴 2집에는 더블 타이틀곡 ‘너 아님 안돼’, ‘컴 백 홈(COME BACK HOME)’을 포함해 ‘크러쉬’, ‘스크림(SCREAM)’, ‘착한 여자’, ‘살아봤으면 해’, ‘해피(Happy)’ 등 10곡이 수록됐다.

“줄곧 싱글이나 미니앨범을 발매했었지만 계속 갈증이 있었어요. 정규앨범은 우리의 색을 확고히 보여줄 수 있고 무게감이 다르잖아요. 그래서 이번에는 욕심을 많이 냈어요. 또 2집 시작을 콘서트, 월드투어로 시작해서 좋은 것 같아요. 팬들과 소통할 수 있고 무엇보다 무대에서 신곡을 선보일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지난 2일 서울 방이동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콘서트에서 최초로 신곡 무대를 선보인 2NE1은 멤버 씨엘이 작사·작곡에 참여하면서 변화를 도모했다. ‘크러쉬’ ‘살아 봤으면 해’ ‘베이비 아이 미스 유(Baby I Miss You)’ 등 5곡에 씨엘의 빛깔이 녹아들었다.

“지난해 12월부터 작업에 참여했는데 처음에는 단순히 재미로 시작했어요. 마치 일기 쓰듯이, 한국말로는 자신이 없어서 영어로 끄적거리게 된 노래가 앨범에 실리고 앨범명으로도 정해져서 양 사장님(양현석)에게도 감동받았어요.”(씨엘)
 

2NE1 [사진 제공=YG엔터테인먼트]

자작곡을 실으면서 멤버들과의 ‘또 다른 끈끈함’을 느꼈다는 씨엘은 “내 곡을 멤버들이 부를 줄은 상상조차 못 했다”고 감격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서로가 무엇을 더 잘하는지, 어떤 걸 좋아하는지 잘 알게 됐다. 원래 쑥스러워 이런 말 잘 못하는데 멤버들에게 고맙고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다”고 눈물을 글썽거렸다.

씨엘의 눈물에 다른 멤버들 역시 눈시울이 붉혔다. 다소 민망했는지 “어서 다른 질문을 하자”며 재촉하며 손으로 얼굴에 부채질을 했다. 분위기를 전환하고자 “그렇다면 자신들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인가”라는 질문 막내 민지가 언니들을 대신에 대답했다.

“잘하는 분야가 다 달라서 뭉쳤을 때 효과가 더 큰 것 같아요. 각각 랩, 노래, 춤 등이 특기라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거든요. 무대에서도 달라요. 콘서트에서 에너지를 발산하는 멤버가 있는가 하면 연기력이 뛰어나서 뮤직비디오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사람이 있거든요.”

민지의 대답에 다른 언니들 역시 칭찬 일색이 이어졌다, “무대에서 가장 크게 기대는 사람은 민지”라며 “기복이 없고 에너지가 넘친다. 노래 실력도 늘어서 이제 못 하는 게 없다”고 뿌듯해했다.

2NE1은 돈독한 팀워크를 자랑하며 불안하기만 한 가요계에서 꾸준히 정상을 유지했다. 그러나 발을 헛딛거나 조금만 나태해져도 뒤처지기 쉬운 불모지에서 중심을 잡아줄 그들의 지향점은 무엇일까.

“억지로 무언가를 하려고 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발전하고 싶습니다. 과거에는 즐기고 싶고 즐기려고 노력했는데 지금은 무대가 정말 즐거워요. 이렇게 계속 신명 나는 무대를 만들려고 하지 않을까 싶어요. 정규앨범이 나오기 전, 첫 번째 월드투어가 끝난 후 2년 동안 마치 제2의 연습생으로 돌아간 것 같았거든요. 무척 힘들었지만 각자 분야에서 자신을 뒤돌아볼 수 있었던 계기였습니다.”

걸그룹이게 때로는 예뻐보이고 싶지만 그들에게 붙는 수식어는 ‘멋진’ ‘강렬함’ 등 센 이미지다. “여자로서 섭섭하지 않느냐”고 하자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좋다”고 반박했다. “빨간색을 억지로 파란색으로 바꾸다 보면 어색하기 마련”이라며 “2NE1만의 색이 있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라고 말했다.

억지로 바꾸려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는 2NE1의 매력은 역시 당당함 아닐까. 당돌하게 가요계에 문을 두드렸고 당차게 걸은 지 6년 차 아이돌의 먼 미래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