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연극 '내 마음의 슈퍼맨', 아빠는 그렇게 슈퍼맨이 됐다

2014-03-14 10:00

연극 '내 마음의 슈퍼맨' [사진=남궁진웅 기자]

아주경제 이예지 기자 = '슈퍼맨'이 되고 싶었던 이동우는 그 바람을 이뤘다. 철인3종경기 도전과 재즈 가수 변신,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를 연극 무대에 올리는 것. 사람들 앞에서 '슈퍼맨'이 되고자 했던 그의 바람이 드디어 무대 위에 펼쳐졌다.

연극 '내 마음의 슈퍼맨'(연출 손지은)은 과거 유명했던 배우가 교통사고로 시력을 잃어 모든 꿈을 접고 고향으로 내려와 작은 슈퍼마켓을 운영하던 중 10세 딸이 나타나면서 일어나는 좌충우돌 사랑이야기를 그린 작품. 이동우는 시각장애인 아빠 김성구 역을 맡았다.

짙은색 안경으로 눈을 가린 채 얇은 지팡이 하나에 몸을 의지하는 김성구. 그리고 그에게 장애를 안겼다는 이유로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는 10년째 동반자 황진호(김호진). 게다가 10년 전 사랑했던 여인이 낳아 키웠다고 주장하며 나타난 딸 오단아(김예원 이연수)까지. 이 세 사람은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면서 '희망'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내 마음의 슈퍼맨'은 90분이라는 길지 않은 러닝타임 안에 다양한 메지시를 비롯한 이야기를 담아냈다. 속이 꽉 찬 붕어빵을 먹는 기분이랄까. 붕어빵을 먹는 동안 목이 메기도 하고, 눈물이 나기도 한다. 침 튀는 웃음까지 맛보고 나면 연극은 끝이 난다.

비단 시각장애 아빠와 딸의 이야기가 아니다. 시골 마을의 단출한 슈퍼마켓에서 만나는 수더분한 가족 이야기는 우리네를 닮았다. 가장 가까운 것 같으면서도 먼 사람, 사랑 아껴야 하는데도 티격태격하는 우리의 가족의 이면을 오롯이 담아냈기 때문이다.

약 3년 전 이동우가 직접 기획한 이 작품은 손지은 연출과 김호진, 황지영 배우를 만나면서 활력을 찾았다. 깊은 시련에도 좌절하지 않고 열심히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희망'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는 이동우의 바람은 오는 4월 6일까지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에서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