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연구원 "신흥국 경기둔화…한국 저성장 고착화 위험"
2014-03-09 15:57
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최근 신흥국의 경기둔화가 한국의 수출 부진으로 이어져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될 위험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박성욱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9일 '최근 신흥국 금융불안의 배경과 전망' 보고서를 통해 신흥국의 금융시장 불안이 한국 금융시장에 전이될 가능성은 낮지만 신흥국 경제불안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향후 신흥국의 성장속도가 예상보다 느려져 수입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미국의 통화정책 전환이 신흥국의 자본유출 및 통화가치 절하로 이어지고 외화유동성 부족 및 물가 급등을 우려한 신흥국 정부가 금리를 인상하면 내수 둔화로 수입이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 터키와 인도, 브라질 등 자본유출 압력이 큰 신흥국 정부는 금리 인상을 통해 환율을 방어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신흥국 수출 비중은 43.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과 신흥국 중 높은 편에 속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신흥국 수출 비율도 21.2%로 OECD 국가나 신흥국 중에서도 상위권에 속한다.
박 연구위원은 "미국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의 직접적 영향으로 한국에 금융위기가 발생하거나 신흥국의 금융위기가 한국에 전염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면서도 "한국은 신흥국 수출 비중이 높아 수출 둔화로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될 위험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박 연구위원은 이에 대비해 정책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보기술(IT) 등 한국의 경제성장을 주도한 요인을 대체할 새 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한다"며 "현재 양호한 것으로 평가되는 외화유동성 관리에도 힘쓰고 금리상승기에 부채 문제가 악화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