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집단 휴진, 법리적 검토에 공정위 칼빼"

"공정부위원장, 구속성 여부에 따라 제재 수위 결정"

"의협, 집단휴진 '찬반 투표'로 결정…강제성 없어"

 
아주경제 이규하·조현미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의사협회의 집단휴진 결정과 관련해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다.

김학현 공정거래부위원장은 3일 출입기자들과 만나 자리에서 대한의사협회의 집단휴진 결정과 관련한 공정법 위반 여부 등 법리적 검토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김학현 부위원장은 이날 “의협의 집단휴진 결정에 대한 구속성 정도와 강요한 흔적이 있는 지 여부 등을 면밀히 살필 것”이라며 공정거래법 26조 1항 3호를 적용,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공정거래법 제 26조는 사업자단체가 구성사업자의 활동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면 시정명령·과징금·형사처벌을 조치할 수 있는 규정을 담고 있다.

원격의료와 의료 분야 투자 활성화 대책에 반대해온 의협은 오는 10일부터 집단휴진을 예고한 상황이다. 하지만 정홍원 국무총리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의협의 집단 휴진 결정에 대해 엄정한 법 집행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 의협의 집단 휴진은 2000년 의약분업 파업 이후 14년 만에 의료대란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의협 집단 휴업과 관련해 공정위가 나선 것도 최근 보건복지부가 검토를 요청하면서 착수에 돌입한 셈이다.

최근 복지부는 의협이 집단휴진에 나설 경우 구성사업자(회원)의 활동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행위로 공정위에 고발한다는 태도를 보여 왔다. 특히 참여 병·의원에 대해서는 의료법에 따라 행정처분(업무정지)이나 형사처벌을 내리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김 부위원장은 “2000년 집단휴진 때 의협이 구성사업자의 휴진 참여를 사실상 강제하는 등 사업활동을 부당하게 제한한 측면이 있었다”면서 “다만 이번 집단휴진 결의는 아직 실행 이전이기 때문에 사태 추이를 지켜봐야한다”라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의협은 “지난달 21일부터 일주일간 의협 시·도의사회에 등록된 회원을 대상으로 집단휴진 찬반 투표를 실시한 결과로 공정거래법 위반에 속하는 범위가 될 수 없다”며 “이번 파업은 사업자 단체의 이익이 아닌 전체 건강보험제도의 구조적 개혁과 의료영리화 정책을 저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2000년 의약분업 반대로 집단휴진을 이끌던 의사협회장에 대해 공정거래법 및 의료법 위반 등 집행유예 결정이 내려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