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 석유공사 울산석유비축기지에 8조 투자…"민·관 윈윈 모델"

2014-03-03 14:16
-석유정제·화학시설 건설…비축유 저장시설 지하화 본격 시동

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이 손을 잡고 대규모 국내 투자를 성사시켰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 및 에쓰오일에 따르면 에쓰오일(S-Oil. 대표 나세르 알 마하셔)은 92만㎡ 규모의 석유공사 울산비축기지에 총 8조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할 계획이다.

에쓰오일이 투자할 울산비축기지는 총 180만㎡ 부지 가운데 92만㎡로 매각금액은 5190억원에 달한다. 에쓰오일은 이 부지에 오는 2017년까지 5조원을 투자해 중질유 분해시설과 복합 석유화학시설을 건설하고, 2017년 이후부터는 3조원 이상을 추가 투자해 석유화학시설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석유공사 부지 매각은 민관이 상호 윈윈하는 맞춤형 투자지원의 대표적 사례라는 평가다. 공장 부지확보가 어려운 기업에게 공공기관이 부지를 제공해 대규 투자 프로젝트를 성사시켰기 때문이다.

에쓰오일은 향후 대규모 투자를 통해 석유화학 연구개발 기능을 강화하고, 정제시설을 첨단화 할 방침이다. 석유정제와 석유화학사업과의 연계를 통해 수익성을 제고하고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이번 투자를 통해 연간 25억달러의 수출 증대와 함께 고용유발효과가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에쓰오일은 건설기간 중 하루 1만1200~1만2700명, 공장운영시에는 상시 2200명, 정비·보수 용역인력 1000명 등 고용유발효과는 물론, 울산지역 총 부가가치 유발효과가 1조1104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석유공사 또한 이번 부지매각을 통해 노후된 지상 비축유 저장탱크를 반영구적인 지하 저장시설로 대체할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향후 비축유 저장시설 유지관리비를 연간 20억원 이상 절감하는 등 비축기지 운영의 안전성·효율성을 향상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지하 비축유 저장시설의 유지관리비용은 지상탱크의 약 30% 수준이다.

이날 석유공사 울산지사를 방문한 윤상직 산업부 장관은 "석유공사의 부지 매각은 정부의 투자활성화에 대한 의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사례"라며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이 상호 윈윈하는 대표적인 투자유치 성공사례로써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이어 "향후 정부는 기업의 투자 확대를 통한 일자리 증가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며 "특히 기업 등 수요자의 건의를 받아 투자를 막는 규제를 찾아 지속적으로 완화해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석유공사 부지 매각은 지난해 4월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첫 외국인투자간담회와 5월 개최된 제1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에쓰오일이 신규 공장부지 확보에 따른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일환으로 추진됐다.

당시 산업부가 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해 후속조치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석유공사가 비축기지 지상탱크를 지화하하고, 상부 부지를 공장부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제안하면서 성사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