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상봉] 北 준비 만찬 메뉴는 '닭고기랭묵'에 '얼러지토장국'

2014-02-20 20:48

금강산 공동취재단(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남북 이산가족 상봉 첫날인 20일 저녁 금강산호텔에서는 북측 주최로 환영 만찬이 열렸다.

북측 가족들은 북한 가요 '반갑습니다'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한복 차림으로 먼저 입장했다. 이들은 뒤이어 들어온 남측 가족을 반갑게 맞았다.
 

1차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이뤄진 20일 금강산 호텔 만찬장에서 남북 이산가족들이 서로의 입에 음식을 넣어주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날 북측이 준비한 '닭고기 랭묵(닭고기로 만든 편육의 일종)', '오이숙장졸임(오이졸임)', '얼러지토장국(금강산 특산 채소로 만든 국), '송어구이', 인삼으로 만든 '인풍술' 등이 올라왔다.

남북 이산가족들은 앞선 단체상봉 때보다는 한결 편안한 모습으로 가족끼리 앉아 서로 음식을 챙겨주고 건배를 하고 사진을 찍으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리충복 북한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이 뜻깊은 상봉은 북남 관계개선과 통일을 절절히 바라는 겨레의 지향과 염원에 부응해 북과 남이 공동의 노력으로 마련한 소중한 결실"이라고 평가했다.

리 부위원장은 "특히 금강산지구에 내린 폭설로 상봉준비에 어려움도 있었지만 서로 힘을 모아 난관을 극복해나감으로써 합의된 날짜에 상봉행사를 보장할 수 있게 됐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수수천년 단일민족으로 살아온 우리 겨레가 본의 아니게 갈라져 살고 있는 것은 참으로 가슴 아픈 비극"이라며 "분열의 고통을 뼈저리게 절감하고 있는 여러분들이 나라의 통일과 평화번영의 새 시대를 앞당겨오기 위한 애국성업에 언제나 앞장서리라고 굳게 믿는다"라고 말했다.

유중근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이산가족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인도적 사업"이라며 "가장 인간적이며 민족적 과제"라고 말했다.

유 총재는 "근본적 해결방안을 조속히 만들어야 한다"라며 "시간이 없기 때문에 (해결책 마련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 3시 단체상봉 후 7시17분께 시작된 만찬에는 남측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 82명과 동반가족 58명, 북측 가족 178명을 비롯해 이번 상봉 행사를 주관하는 남북 적십자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