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대 기자 =  학교의 정규 교육과정 및 방과 후 학교 과정에서 선행교육 및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평가를 금지하는 동시에 학원 또는 개인과외교습자도 선행교육을 광고하거나 선전해서는 안 된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된 선행학습 금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오는 2학기부터 학교에서 정규 교육 과정 수준을 넘어선 선행교육을 하거나, 시험 문제를 낼 수 없다. 만약 선행 교육을 하다 적발되면 징계를 받을 수 있다.

국회는 20일 본회의를 열어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선행학금 금지법)’을 재적의원 206명이 참석한 가운데 찬성 178표, 반대 28표로 가결 처리했다. 이에 앞서 지난 20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관위원회 위원들은 표결없이 여야 합의로 법안을 통과시켰다.

법안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해야 한다’는 부칙에 따라 오는 2학기부터 본격 적용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선행학습금지법이 과연 교육현장에서 어떻게 효과를 미칠지에 대한 논란이 본격적으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교총은 지난 18일 "교과의 특성상 단계별, 위계형 구조를 가지고 있는 수학, 과학 과목은 선행 교육 규제 여부가 상대적으로 평이한 반면에, 역사 교과를 포함한 사회 교과, 국어, 영어 교과 등은 병렬적, 나선형 교육과정의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 선행 교육의 규제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범 교육평론가는 지난 19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이 법이 특목고나 자사고에서 입학 예정자들한테 겨울방학 때 미리 불러서 교육을 시킨다든지 방학 중에 정규진도를 나간다든지 하는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금지하고 있어 규제가 정확히 이뤄진다면 중·고등학교 현장에 미칠 영향이 매우 클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자사고나 특목고는 일반 학교에 비해서 교육과정 자율권을 훨씬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법의 테두리를 벗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교육평가연구소 평가이사는 "선행 교육 규제법이 본래의 법이 추구하고자 하는 이상과는 달리 현실적으로는 법 규제 사항에 대한 적용이 의외로 까다로워 잘못하면 ‘교사의 수업 자율권’을 지나치게 침해하고, 한국교총이 우려하듯이 ‘학교 교육의 자율성과 불필요한 업무를 양산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오 평가이사는 "학교 선생님들이 성취평가제(절대평가)하에서 변별력 확보를 위한 심화문제를 출제할 경우에 학생이나 학부모가 선행학습으로 규정, 민원이나 문제제기를 하면 선의의 피해 교사가 나타날 개연성도 있다는 점에서 법 시행령과 적용에서 상당한 유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