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10년 장수' 사외이사에 제동… 효과는 '글쎄'
2014-02-20 17:18
아주경제 김지나 기자= 국민연금공단이 10년 넘도록 한 상장사에 붙박이로 있는 사외이사 재선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하지만 효과에 대해서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게 증권가 평가다.
20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작년 상반기 296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에서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1249명 가운데 155명에 대해 반대표를 행사했다. 100명 중 12명꼴로 사외이사 선임을 반대한 것이다.
반대 이유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사외이사의 재임기간 과다였다.
사외이사가 10년 넘게 한 기업에 머무르면 회사와의 유착관계가 심해져 오너의 경영권 행사를 제어하는 실질적인 역할을 하지 못 한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로 작년 상반기 국민연금은 주주총회에서 29개 회사의 31명 사외이사에 대해 재선임 반대표를 던졌다.
하지만 국민연금의 반대표에도 불구하고 대상 기업의 장기근속 사외이사들이 대부분 재선임된 것으로 나타났다.
녹십자홀딩스는 전 검찰총장 출신 정구영 이사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했다. 정 이사의 재직 기간은 작년 9월 말 기준 약 15년이다.
동국제강은 전 서울지방법원 부장판사 출신 윤용섭 이사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했고, 현재까지 윤 이사의 재직기간은 10년에 육박하고 있다.
최연 홍익대학교 상경대학 교수는 빙그레 사외이사로 약 15년 재직했고, 작년 상반기 다시 재선임됐다.
이밖에 윤석철 농심 사외이사(재직기간 15년), 송재용 아모레퍼시픽 사외이사(5년 이상), 오재욱 오리온 사외이사(약 10년), 변정우 하나투어 사외이사(9년 5개월), 김영석 현대홈쇼핑 사외이사(12년), S.A. Al-Ashgar S-Oil 사외이사(약 14년) 등이 연임에 성공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사외이사가 장기 연임을 하게 되면 경영진과 친해질 수밖에 없어 본연의 역할인 경영진 견제와 감시에 소홀해지기 마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