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윤정 기자 = 국내 3,000여개에 달하는 금융회사 중 고객정보를 암호화해 관리하는 곳은 단 47개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20일 인텔코리아에 따르면 3,000여개에 달하는 우리나라 금융회사 가운데 고객 정보를 암호화해 관리하는 곳은 47개사 뿐이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등록된 금융회사는 총 1,342개(2013년 6월 기준)이지만, 비제도권까지 고려하면 3,000개가 넘는다는 게 금융업계의 일반적인 추산이다.

인텔코리아측은 "대다수 금융회사가 고객정보를 암호화하지 않은 이유로 데이터를 암호화하면 서버 속도가 느려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인텔코리아가 한 소프트웨어 업체에서 개발한 보안프로그램으로 데이터를 암호화해보니 서버 속도가 암호화하지 않을 때보다 7배 느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인텔코리아는 서버 성능을 저하하지 않으면서 데이터를 암호화하는 기술 AES-NI(Advanced Encryption Standard-New Instructions)를 마케팅 전면에 내세울 계획이다.

AES-NI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따로 깔지 않아도 하드웨어에서 데이터를 암호화해주는 기술로, 2008년 3월 인텔이 처음 개발했다.

이 기술을 탑재한 제온 E7 v2 프로세서를 사용하면 데이터를 암호화하더라도 서버 속도가 56%밖에 느려지지 않는다고 인텔코리아는 강조했다.

아울러 소프트웨어가 아닌 하드웨어로 데이터베이스를 암호화하면 해커 등 외부의 공격을 당할 가능성이 작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았다.

이희성 인텔코리아 사장은 "이번 카드사 고객 정보 유출은 내부 직원의 소행이었으나 그 자료가 암호화돼 있었더라면 피해가 그리 크지 않았을 것"이라며 "금융기관의 빅데이터 암호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