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비로 물을 끓이면서 휴대폰 충전한다?”, 日벤처기업 ‘원더 냄비’ 판매

2014-02-17 15:59
동인도 대지진에서 착안, 재해 피해자 지원, 친환경 제품으로 보급 확대 기대

일본 벤처기업 TES 뉴에너지가 개발한 전기를 만드는 '원더 냄비'가 휴대폰 충전을 시연하고 있다.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물을 끓이는 냄비로 전기를 만들어 휴대폰이나 노트북PC를 충전할 수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실제 일본에서는 제품이 상용화 돼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 산케이신문은 ‘발전 냄비’를 개발·생산·판매하고 있는 벤처기업 ‘TES 뉴 에너지’를 소개하면서 기사를 통해 이 놀라운 냄비가 지진 등 재해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TES 뉴 에너지는 2010년 5월 독립 행정법인인 산업기술총합연구소(AIST)의 기술을 바탕으로 이산화탄소 삭감 관련 제품을 연구하는 벤처 기업으로 설립됐다. 오사카부 이케다시에 있는AIST 간사이 센터에서 주로 공장 등에서 열로 버려져 사용하지 않는 에너지를 전기로 바꾸는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즉, 열을 전기로 바꾸는 기술에 강점을 갖고 있는 기업이다.

TES 뉴 에너지가 발전 냄비를 개발하게 된 계기는 동일본 대지진이었다. 후지카 카즈히로 TES 뉴 에너지 사장은 2011년 3월 11일 TV화면을 통해 동북 피해 지역의 모습을 목격하고는 직접 피해 지역으로 이동했다. 3월이지만 아직은 매서운 추위가 계속 된 그곳에서 후지타 사장은 이재민들이 각각 모아온 목재를 드럼통에 넣어 불을 부치고는 몸을 녹이는 모습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는 당시 “이 불로 무언가 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단다.

당시 많은 피해자들이 안부 여부를 휴대폰으로 확인했지만 전기가 끊긴 지역에서는 배터리 충전이 불가능해 휴대폰을 사용할 수 없었다.

이에 후지타 사장은 “따뜻한 음료나 음식을 만들고있는 동안 휴대폰을 충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열전 기술을 활용하면 이 이미지를 구체화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생각했다. 곧바로 개발을 시작해 실패를 반복한 지 3개월여가 지난 그해 6월 상순, 판매가 가능한 제품을 완성했다.

‘원더 냄비’라는 브랜드가 부여된 발전 냄비는 냄비 밑바닥에 열 발전판을 내장해 불로 가열하면 물 과의 온도차로 전압이 생기는 구조를 이용했다. 냄비 밑바닥 외부에 설치한 열 발전 판은 철제 커버로 씌웠다. 두께는 주력상품인 용량 1ℓ 타입(깊이 9.3㎝)의 경우 6~7mm 정도 됐다.

냄비 안에 물을 넣은 상태에서 가열하면 열이 발생하는데, 상온에서 물이 끓는 온도는 약 ​​100도이며, 불이 직접 닿는 냄비 바닥은 550도까지 상승한다. 열 발전 판에 있는 전자는 고온에서 저온으로 이동하는 특성 때문에 상대적으로 온도가 낮은 물이 있는 쪽으로 전자가 흘러가 전기가 발생한다. 생성된 전기를 도체로 꺼내 냄비의 손잡이까지 보내고 손잡이 끝에 설치된 USB충전 단자에 케이블로 연결하면 휴대폰의 충전이 가능하게 된다.

TES 뉴에너지는 용량 1ℓ의 원더 냄비에서 발생하는 전기는 7W 정도로 스마트폰을 100% 충전하는 데 약 3시간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TES 뉴에너지는 현재 연간 1500개의 원더 냄비를 판매하고 있으며, 일본 내수 뿐만 아니라 전력 공급되지 않거나 사정이 열악한 우간다 등 세계 16 개국에 수출됐다.

용량 1ℓ급 ‘원더 냄비7’의 가격은 1만4700엔(한화 약 15만3500원)이며, 3.5ℓ, 5ℓ 용량 제품등도 개발했다. 전용 배터리도 있어 전기를 모아 두는 것 또한 가능하다.

후지타 사장은 “원더 냄비는 지진 등 재해를 대비해야 하는 지자체 등에서도 도입을 고려해 볼만 하다”며, “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친환경 상품으로도 관심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