롄잔 방중, 양안 정상회담 분위기 고조

2014-02-17 12:37

롄잔 자료사진(사진/중신사)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과 대만이 분단 이후 첫 장관급 회담을 여는 등 화해 분위기를 가속화하는 가운데 롄잔(連戰) 대만 국민당 명예주석이 중국을 방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회동한다. 롄잔 측은 정치적인 방문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지만, 그가 중국과 대만의 정상회담에 관해 모종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사는 롄잔 명예주석이 중국측의 초청에 응해 17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베이징(北京) 방문일정에 돌입한다고 전했다. 그는 베이징 방문 이틀째인 18일 오후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시진핑 주석과 면담한다. 두 사람 간 만남은 지난해 2월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롄잔 사무소는 이번 베이징 방문이 정치와는 무관하며 민간교류가 주목적이라면서 "대만 정부나 정당을 대표하지 않고, 어떤 정치적 임무도 부여받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회동이 지난 11일 양안 첫 장관급 회담 이후 1주일 만에 이뤄지는 것이어서 양안 관계 발전과 관련된 어떤 대화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롄잔은 출국 전 측근 인사들에게 "양안 관계 문제를 우리 세대가 해결할 수 있다면 가장 좋은 것이다. 다음 세대에게 부담을 넘길 이유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방중 기간 시 주석 외에도 위정성(兪正聲)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을 비롯한 중국 정치국 상무위원과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장즈쥔(張志軍) 주임, 궈진룽(郭金龍) 베이징시 당서기 등과도 접촉할 예정이다.

롄잔은 19일에는 베이징 대학교에서 명예교수로 위촉된다. 대학 측은 애초 롄잔에게 명예박사 학위를 전달할 예정이었으나 이미 다른 중국 내 대학교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은 외국 인사에게는 이를 재차 수여할 수 없다는 규정에 따라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방문에는 기업인과 민간·종교단체 관계자 등 80여 명의 일행이 동행한다. 롄 명예주석은 1996∼2000년 리덩후이(李登輝) 전 대만 총통 아래에서 부총통을 지냈으며, 2000년부터 2005년까지 당시 야당이었던 국민당의 주석을 역임한 바 있다. 롄잔은 2005년 국민당 주석 신분으로 중국을 방문, 후진타오와 양안 분단 후 처음으로 국공(國共)회담을 열어 양안 화해의 돌파구를 마련한 대표적인 친중국 성향 인물이다. 중국공산당과 대만 국민당은 이 회담을 시작으로 연례행사 형태로 최고위급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한편, 중국과 대만은 26∼28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양안 준 정부기구 간 정례 회담인 제10차 양안 회담을 열고 양안 지진관측 및 기상분야 협력 협정을 체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