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완샹, 美 A123 이어 피스커 인수…전기차 개발 '박차'
2014-02-16 14:46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최대 자동차 부품기업인 완샹(萬向)그룹이 전기 배터리기업인 A123를 인수한 데 이어 이번엔 미국 전기자동차기업 피스커를 1억4920만 달러(약 1581억원)에 최종 인수하기로 했다고 미국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이 1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피스커 측은 완샹이 1억2620만 달러를 현금으로 지급하고 800만 달러로 추정되는 부채를 인수하는 조건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완샹측이 제시한 금액은 애초 피스커사가 제안한 2500만 달러의 6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지난 2007년 설립된 피스커는 테슬라와 함께 미국 대표 전기자동차기업으로 꼽히는 기업이다.
피스커의 대표 전기차 모델로는 '피스커 카르마'가 꼽힌다. 피스커의 차량은 지난 2012년 영국 BBC의 유명 자동차 쇼 프로그램 '탑기어'의 진행자 리처드 해먼드가 전 세계 자동차 가운데 4위로 선정할 만큼 높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당시 해먼드는 "피스커는 도요타 프리우스와 같은 하이브리드 모델이 아닌 전기스포츠카로 매우 똑똑하고 선구적인 모델"이라고 극찬했다.
그러나 피스커는 지난 2012년부터 잇단 리콜 사고에 연구개발 비용 급증으로 경영난에 처하면서 결국 생산라인 가동을 멈췄으며, 지난해 11월 미국 법원에 파산보호신청을 내면서 매각 절차가 진행돼왔다.
본래 피스커 인수는 아시아 최고갑부 리카싱(李嘉誠) 회장의 장남 리차드 리(李澤楷)가 인수를 코 앞에 두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완샹그룹 미국 법인이 최근 미국 델라웨어주 월밍턴 법원에 이미 파산한 피스커 인수에 참여하겠다는 의향서를 제출해 리차드 리보다 더 높은 인수 가격을 제시하면서 피스커는 결국 완샹의 품으로 돌아갔다.
완샹은 지난해 피스커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A123를 인수한 데 이어 이번에 피스커까지 인수해 환경 문제로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큰 중국 시장에 전기차를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완샹은 피스커를 성공적으로 인수하면서 이르면 오는 4월부터 생산을 정상화하고 핀란드에 있는 생산라인을 미국 미시건주로 이전한다는 계획이다.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에 본사가 있는 완샹그룹은 지난 1969년 설립 이후 차축과 브레이크 부품 등 중국 최대 자동차 부품기업으로 성장해 현재는 근로자 4만명 이상을 거느린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산하에 완샹첸차오(萬向錢潮)라는 상장사도 두고 있다. 완샹그룹 루관추(魯冠球) 회장은 개인 재산 163억8000만위안으로 2012년 포브스 선정 중국 부호 22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