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석희 좌절안긴 저우양 "시진핑에 감사"

2014-02-16 13:45
쇼트 금메달리스트 4년전에는 "부모님에 감사" 발언

소치동계올림픽 여자1500m 쇼트트랙에서 1위로 골인한 후 손을 들어 환호하고 있는 저우양.(사진/신화사)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소치 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1500m에서 금메달이 기대됐던 심석희 선수를 좌절시키고 금메달을 목에 건 중국의 저우양(周洋)이 이번에는 "시진핑(習近平) 주석에 감사한다"고 발언해 중국내 화제가 되고 있다. 

저우양은 4년전 밴쿠버 동계 올림픽 1500m 여자 쇼트트랙에서 금메달을 딴 직후 소감에서 "고생한 부모님을 더 잘 살게 해드릴 수 있을 것 같아서 기쁘다"고 밝힌 적 있다. 이 발언에 대해 당시 중국 체육총국 부국장인 유짜이칭(于再淸)은 "저우양이 부모에게 감사한 것은 문제가 없지만, 그는 우선 국가에 감사해야 했다"고 비판했다. 

이후 저우양의 발언과 유짜이칭의 비판은 중국내 이슈로 떠올랐다. 저우양은 각계 인사들로부터 압박을 받았고, 유짜이칭 역시 인민들로부터 어린선수에게 과도한 비판을 했다는 말을 들어야만 했다. 저우양에게 당시 사건은 큰 심리적압박으로 작용했다. 그는 자신의 감정표현을 극도로 꺼리며 매체와의 인터뷰를 피했다. 우울증을 겪기도 했고, 스스로 국가대표팀에서 탈퇴하려 하기도 했다. 때문에 많은 이들이 저우양이 이번 대회에 참가할 수 있을지에 의문을 표했었다.

하지만 저우양은 15일 1500m 쇼트트랙에서 금메달을 거머쥐며 중국인들을 흥분시켰다. 금메달 획득 후 한 기자가 저우양에게 "4년전과 비교해 더욱 성숙해졌다. 누구에게 가장 감사한가"라고 묻자 저우양은 "시진핑 주석에게 감사하다"고 답했다. 저우양은 이에 그치지 않고 "경기 전 시 주석이 직접 찾아와 격려해 준 것이 큰 힘이 됐다"고 덧붙였다. 

또한 저우양은 감격에 겨워 "쇼트트랙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제가 최근 4년동안 어떤일을 겪었는지 잘 알것"이라며 "하지만 저는 혼신의 힘을 다했다"고 말했다. "포기하지 않은 나 자신에게도 감사해 하고 있다"고도 발언했다. 

이에 대해 중국의 네티즌들은 다양한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한 네티즌은 "중국의 영웅 저우양이 세상을 알아가기 시작했으며 실력과 함께 부쩍 높아진 정무감각을 증명했다"고 평했으며 또 다른 네티즌은 "그동안 얼마나 많은 압박을 받았을지 상상이 가고, 저우양의 성장에 박수를 보낸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한 "국제대회에서 상을 받은후 부모, 코치, 남편에게만 감사해하던 후베이(湖北)성의 여성스포츠인과 대조적"이라며 테니스스타 리나(李娜)를 겨냥하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