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교황 시복 결정, 한국교회에 큰 은총"

2014-02-09 15:29
염수정 추기경 "순교자 공동체처럼 사랑으로 서로 보듬길"

아주경제 김동욱 기자 = 한국천주교 주교회의는 교황청의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123위' 시복 결정과 관련해 9일 "하느님께서 한국 교회에 커다란 은총을 주셨다"고 밝혔다.

주교회의는 의장 강우일 주교 명의로 낸 발표문에서 "그동안 신앙 선조들의 시복을 위해 기도해 준 모든 교우와 많은 관심을 갖고 격려해 주신 국민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주교회의는 "1984년 당시 103위 복자가 시성된 이후 아직 시복시성이 되지 않은 초기 한국 천주교회의 순교자들의 시복시성 필요성이 제기됐다"며 "그런 염원이 시성 30주년인 올해 시복의 열매를 맺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도 "참으로 감사하고 기쁜 마음이 든다. 시복을 위해 애쓴 많은 분들과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져준 정부 등 각계 각층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염 추기경은 "이번에 시복이 결정된 순교자들은 남녀평등, 신분제도를 넘어선 이웃사랑 등 하느님 사랑을 실천하면서 인권 신장에 기여해 한국의 근대화를 앞당기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염 추기경은 시복 대상자 가운데 황일광(1757∼1802)이 '나의 신분에도 불교하고 사람들이 너무나 점잖게 대해주니 천당은 이 세상에 하나가 있고 후세에 하나가 있음이 분명하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전한 뒤 "이 순교자들의 공동체처럼 우리도 사랑으로 서로 보듬고 아끼며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