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 몰린 벽산건설, M&A 재추진
2014-02-06 15:25
10일부터 LOI 접수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자본금 전액잠식으로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벽산건설이 기업 인수·합병(M&A)을 재추진한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벽산건설은 지난 5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M&A를 추진하기 위한 법원허가를 신청했다.
법원 허가가 나면 벽산건설은 오는 7일까지 M&A 입찰 계획과 매각 공고를 내고 10∼14일 인수의향서(LOI)를 받을 예정이다. 매각 주관사로는 삼일회계법인을 선정했다.
벽산건설은 이달 안으로 기업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뒤 3월 초까지 본계약을 체결해 상장폐지를 막는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7월부터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진행한 벽산건설의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는 -1383억원으로 자본금 682억원이 완전 잠식됐다. 2013 회계연도 사업보고서 제출 마감 시한인 3월 말까지 자본잠식을 해결하지 못하면 상장폐지를 당한다. 지난해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각각 1309억원, 2839억원에 이른다.
이에 따라 한국거래소는 5일 벽산건설이 자본잠식을 해소할 때까지 주권 매매거래를 정지했다.
벽산건설은 M&A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돼 자금이 유입되면 내달 중순께 법원에 변경회생계획안을 제출하고 내달 말께 관계인집회를 열어 자본잠식을 해소, 상장폐지를 막는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벽산건설은 중동계 투자자로 알려진 아키드 컨소시엄과 M&A 계약을 체결했으나 인수 자금이 입금되지 않아 M&A가 무산된 바 있다.
벽산건설 주가는 인수설이 나온 시점부터 급등했다가 인수 주체를 둘러싼 논란과 주가조작 의혹으로 급락하는 등 롤러코스터를 탔다. 새해 들어서는 새로운 M&A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또 급등락한 바 있다.
한 때 2만원대까지 뛰었던 주가는 5040원으로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벽산건설 관계자는 “주가조작 의혹을 깨끗이 씻고 M&A를 새로 진행하기 위해 완전 자본잠식 상태라는 사실을 일찍 공시했고, 이에 따라 매매거래가 정지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벽산건설의 M&A 재추진이 성공해도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자본잠식 해소를 입증할 수 있는 4월 초까지 투자자금이 묶일 수 있는데다, 변경회생계획안에서 감자 비중이 어느 정도로 결정될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매매거래 정지에 인터넷 주주 게시판 등에서는 벽산건설 투자자들의 원성이 이어지고 있다.
벽산건설의 현재 최대주주는 지분 1.84%를 보유한 대우건설로 주식 대부분을 개인 투자자들이 들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