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가 상속 소송, 항소심서도 이건희 회장 승소(종합)
2014-02-06 14:13
아주경제 박성대 기자 = 고 이병철 창업주의 차명재산을 둘러싼 삼성가 유산소송 항소심에서 법원이 이건희(72) 삼성전자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6일 서울고법 민사합의14부(윤준 부장판사)는 “부친이 남긴 차명재산을 돌려달라”며 이맹희(83) 전 제일비료 회장이 동생 이 회장을 상대로 낸 주식인도청구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이맹희 전 회장이 제기한 삼성생명 주식 425만여주, 삼성전자 주식 33만여주, 배당금 513억원 등 총 9400억원 규모의 재산 인도 청구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청구대상 중 삼성생명 주식 12만여주는 상속재산으로 인정되나 상속권 침해 후 이씨의 법률상 권리행사 기간(제척기간) 10년이 지났다”며 “나머지 삼성생명 주식은 상속재산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삼성전자 주식은 전부 상속 개시 당시의 차명주식으로 볼 수 없어 상속재산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씨를 비롯한 공동 상속인이 이 회장의 경영권 행사에 오랫동안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며 “차명주식의 존재를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고 이 회장의 주식 보유를 양해하거나 묵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공동 상속인 간의 상속분할 협의가 있었다는 이 회장 측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전 회장은 지난 2012년 2월 “아버지가 생전에 제3자 명의로 신탁해 둔 주식을 이건희 회장이 다른 형제들 몰래 자신 명의로 변경했다”며 이 회장과 삼성그룹 계열사 등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이 전 회장은 1심에서 삼성그룹 계열사 주식과 배당금 등 모두 7000억원을 나눠달라고 요구했고, 이 회장의 누나 이숙희 씨 등 다른 가족들이 소송에 참여하면서 4조원대 소송으로 확대됐다.
1심 재판부는 “이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 상속재산과 동일한 것이라 보기 어렵고, 원고 측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기한이 지났다”며 이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이 전 회장은 청구금액을 4조원에서 96억원으로 줄여 항소했다.
이후 이 전 회장 측은 재판과정에서 삼성에버랜드에 대한 주식인도 소송을 취하하고, 이 회장을 상대로 삼성전자 주식을 청구했던 것 중 일부도 철회했다. 다만 이 회장을 상대로 삼성생명 차명주식 중 상속지분만큼을 되돌려 달라는 소송을 유지했다.